경제정책연구소 자신의 블로그에 경제민주화 등 600여건 글 게재
최근들어 창업·혁신경영 등 카테고리 만들어 혁신전도사로 나서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김대섭 기자] 재벌을 '암세포'에 비유하는 등 대표적인 반재벌 인사로 평가받는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사진)가 최근 들어 혁신경제 전도사쪽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규정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후보자 지명을 앞두고 일종의 '색깔 빼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 전에 작성된 600여건의 글은 상당수 경제민주화, 성장진화형 진보, 한국경제 새판 짜기, 의정활동 등이 주제였고 그의 반재벌 이미지에 부합하는 것들이다.
홍 후보자가 정치인 출신으로 중소ㆍ벤처기업 경험이 전무하고 현장 경험이 없다는 비판이 많은데 후보자 내정에 앞서 이런 논란을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그는 면세점 특허 갱신 기간을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관세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법안은 일명 '홍종학법'으로 불린다.
또 "한국의 거대 재벌이 기껏 자영업자들이나 울리는 조폭이 되어버린 것도 경제적 동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창조력을 발휘하는 기법을 포기한 탓"이란 신랄한 비판의 목소리도 냈다.
그러나 홍 후보자의 최근 글에선 이런 '날 선' 표현을 찾을 수 없다. 그는 '혁신경제-생존을 위한 혁신, 이스라엘'에서 "혁신을 위해서는 질문을 하는 조직부터 만들어야 한다. 축적된 혁신의 동력을 꿰뚫어보는 시선을 가진 혁신가를 만났을 때 비로소 혁신은 실현된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자 지명은 박 전 후보자 낙마 38일 만에 이뤄졌다. 그가 인사청문회를 거쳐 중기부 초대 장관으로 취임하면 현 정부 초대 내각의 정치인 출신 장관은 총 7명으로 늘어난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23일 브리핑에서 "이론과 실전을 겸비한 경제 전문가로 새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중소ㆍ벤처기업 중심의 건전한 생태계를 만들 적임자"라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또 "초대 장관으로서 대기업 중심 경제 구조를 중소ㆍ벤처 중심으로 전환하고 공정거래 확립과 대ㆍ중소기업 협력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정치인 발탁 이유에 대해 박 대변인은 "교수나 관료, 정치인 다 포함해서 봤는데 그중에서 홍 후보자가 경제 전문가로서 (장관직을) 감당할 수 있는 실력과 철학을 갖췄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홍 후보자는 지난 대선 기간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정책본부 부본부장을 맡았다. 이런 경력을 이유로 그는 청와대 경제수석,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의 후보로 꾸준히 거론돼왔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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