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핵무기 장착 B-52 24시간 비상 출격 태세

디펜스원 "북핵 등 지정학적 변화 대응 준비"…냉전 종식 후 4반세기만의 일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미국 공군은 냉전시대에 운용했던 전략 핵폭격기 B-52(사진)의 24시간 비상 발진 태세를 재가동할 태세라고 미 군사안보 전문 매체 디펜스원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루이지애나주 박스데일공군기지의 3.3㎞짜리 활주로 끝 주기장에 핵폭탄이 장착된 B-52 여러 대를 늘 대기시켜 놓고 언제든 출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박스데일의 B-52 주기장은 1991년 냉전 종식 이후 지금까지 사용되지 않고 있다.

데이비드 골드페인 미 공군 참모총장은 "특정 사안에 대처하기 위한 계획이라기보다 우리가 처한 현실에 대처해 완벽한 준비 태세를 갖추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B-52의 상시 비상 출격 체제 재가동 명령이 이미 하달된 것은 아니다. 명령에 대비해 사전 준비를 하는 것이다. 결정권은 미군의 핵무력을 관장하는 존 하이텐 전략사령관이나 북미 방어 책임자인 로리 로빈슨 북부사령관에게 있다.

디펜스원은 B-52 비상 대기 체제 재가동과 관련해 "지정학적 변화에 따른 미군의 대응에서 공군이 취할 많은 조치 가운데 하나"라며 지정학적 변화로 "북한의 핵무기 급진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대결적 접근, 러시아의 점증하는 군사력 증강과 군사 활동 증가를 들었다.

골드페인 총장은 핵 전면전을 상정한 냉전시대와 달리 '제한적' 핵전쟁이 가능하다는 점에 대해 시사한 바 있다.

박스데일에서는 B-52 비상 대기 태세 재가동에 대비해 주기장 인접 건물 개보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건물 내부에는 주기장에서 대기하는 B-52 9대의 승무원 100명 이상이 사용할 수 있는 침상ㆍ당구대ㆍTV가 새로 설치되고 있다.

디펜스원은 핵전쟁시 각각 미 국방장관과 전략사령관의 비상공중지휘기 역할을 하는 E-4B 나이트 워치, E-6B 머큐리도 앞으로 박스데일에서 종종 비상 대기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스데일과 핵폭격기가 있는 다른 공군기지에서는 현재 미국이 개발 중인 신형 핵 순항미사일용 격납 시설도 지어지고 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