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국감]박선숙 의원 "기업은행, 영화 '인천상륙작전' 투자검토 부실"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IBK기업은행이 지난해 개봉한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거액을 투자하는 과정에서 관련 사업 수지 등을 제대로 따져보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선숙 국민의당 의원이 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관련 투자를 담당하는 기업은행 문화콘텐츠금융부 담당자는 당시 영화 제작사로부터 투자관련 자료를 받기도 전에 '예비검토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자료 요청도 보고서가 작성되기 하루 전에 급히 이뤄진 정황이다.

게다가 해당 영화 제작사가 투자처인 은행에 보낸 '인천상륙작전 예상 손익' 자료는 관객이 420만, 500만, 1000만명일 때 각각 매출액 대비 투자수익이 얼마라는 내용의 한 장짜리 자료에 불과해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나아가 해당 제작사는 기업은행이 투자를 확정하기도 전에 투자 참여를 발표, 이를 전제로 배급계획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박 의원실은 밝혔다. 투자 참여를 위한 기업은행의 실무협의회가 개최된 것은 2015년 10월29일이었고, 투자를 최종적으로 확정한 심사위원회는 그해 11월6일에 열렸다. 실제 계약서는 그해 11월 9일 작성됐다. 그러나 해당 제작사는 이보다 앞선 10월30일 제작발표회에서 이미 은행의 투자 참여 사실을 발표했다.

기업은행은 그 해 10월29일 기준 영화 11편에 46억원을 투자했다. 영화 한 편당 평균 투자금액은 4억2000만원이다. 그런데 영화 '인천상륙작전'에는 이례적으로 총 26억2500만원의 거액 투자가 이뤄졌다.

박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을 들었다놨다 하는 권력이 대체 어디서 나오는 지 궁금하다"며 "이 모든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관련해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향후 대처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관련 재조사 요구에 "알겠다"고 답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