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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에 대한 깊은 애정, 작품에 그대로 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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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백 박덕준 국회서 ‘독도의 날 기념’ 묵서전

서예가 박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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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어렸을 때부터 독도에 대한 깊은 감정이 그대로 작품에 반영됐다. 언젠가는 독도와 관련한 작품전을 꼭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중견 서예가 항백 박덕준(56)은 23일부터 25일까지 국회의원회관에서 독도의 날(10월 25일)을 기념해 묵서전을 연다. 그는 대한민국 독도사랑협회 상임위원이기도 하다.
박덕준은 고등학교 입학을 위해 대구로 올 때까지 고향인 울릉도에서 살았다. 어릴 적부터 독도에 관한 이야기를 가장 가까이에서 직접 보고 들었다. ‘우산도(울릉도+독도)’ 즉, 울릉도와 독도가 늘 함께 구분 없이 하나로 기록되고 불리어 왔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최근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증거 중 하나로 1700년대 말부터 고흥군 사람들이 울릉도와 독도로 이주하면서, 전라도 방언인 '독섬'이 독도란 이름으로 정착됐다는 학술연구가 나왔다. 고흥군 사람들이 ‘돌’을 ‘독’으로 발음하기 때문에 ‘돌섬’을 ‘독섬’으로 부르고, 한자로 의역해 ‘석도(石島)’나 음역해 ‘독도’로 사용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덕준은 “실제 어렸을 때부터 어른들로부터 ‘독섬’이라고 많이 듣고 자랐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작품에도 그 내용을 많이 반영했다”라고 했다.
박덕준- 독섬(68×19㎝, 한지에 세필, 2010) 독도의 역사를 주 내용으로 하고 추사 불이선란도의 필의(筆意) 와 구성을 따랐다.

박덕준- 독섬(68×19㎝, 한지에 세필, 2010) 독도의 역사를 주 내용으로 하고 추사 불이선란도의 필의(筆意) 와 구성을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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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덕준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독도에 대한 절실한 애정과 그 역사를 먹으로 표현했다. ‘독섬(2010)’ '독도, 한국령(2015)' 등이 대표적이다. 세종실록지리지, 대한제국 칙령 제 41호, 안용복이 내건 깃발 속 문장 등 역사적 사건의 내용을 작품과 함께 실었다. 그림과 곁들인 일종의 문인화다.

특히 오랫동안 추사 김정희(1786~1856)의 서법을 연구하며 전통 한지에 글씨를 썼다. 대학 다닐 때부터 시작했으니 30년이 넘었다. 1982년 당시 송하 백영 선생문하에서 서예에 입문한 그는 2003년 동아미술제에서 입선하면서 인정받았다. 2008년 첫 개인전(서울 백악미술관)을 열었고, 이번이 다섯 번째다. 박덕준은 “처음부터 추사 서법만 공부한 것은 아니다. 다른 정통 서법도 공부해봤지만 깊이 연구할수록 추사 서법이 눈에 들어왔다”고 했다.

또한 묵법도 강조한다. 서예라 하지 않고 굳이 묵서라고 하는 것은 묵(墨)과 묵색을 중심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그간 오직 손으로 벼루에 갈아서 만든 먹물로만 작업했다. 먹을 만지고 갈고 쓰고 볼수록 색은 더 깊어진다”고 했다.

박덕준- 독도, 한국령(80x 212㎝, 가공한 한지에 먹, 2015) 독도에 대한 강한 이미지를 표현한 대형작품.

박덕준- 독도, 한국령(80x 212㎝, 가공한 한지에 먹, 2015) 독도에 대한 강한 이미지를 표현한 대형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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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에 나온 40여점 중 절반은 한지 작품이다. 그는 “화선지와 한지에 쓰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한지에 쓰는 것이 ‘진짜 서예’라고 느꼈다. 근현대 이후로는 화선지에 쓰는 것에 익숙해졌는데 이전에는 모두 한지를 썼다. 최근 한지에 관심이 높지만, 한지에 큰 붓으로 쓴 작품은 거의 없어 명맥이 끊어지다시피 했다. 다들 한지가 좋아 쓰고는 싶었지만, 화선지 필법으로는 잘 안 된다. 결국 추사서법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한지는 그 종류가 다양해 종이의 성격에 따라 저마다 개성을 띤 글씨를 쓸 수 있다. 그의 표현처럼 글씨는 살아 움직인다. 박덕준은 “화선지가 수채화 같다면 한지는 유화와 같다. 화선지가 먹의 느낌을 발산한다면 한지는 수렴한다. 그래서 (한지에는) 글씨를 크게 써도 친근하다. 시간을 두고 본다면 한지의 멋을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덕준은 이번 전시를 통해 독도에 관한 역사 기록과 함께 관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독도에 대한 논의는 소모적인 부분이 많다. 일본에서는 독도 명칭을 두고 장난을 치는데 우리가 여기에 말려들어 정립이 안 되는 측면이 있다. 명칭에 대해서도 이 말 저 말 쓰는데다가 역사 연구가 제대로 안 되어 대응이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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