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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납토성 미스터리]②풍납토성 복원 대체 어디까지…인구 4만 아파트촌 다 없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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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납토성 일대 전경(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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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이번에 풍납토성 서쪽 성벽터가 발견되고, 기존 학설보다도 좀더 큰 성이었던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풍납토성 유적지 복원규모에 대한 논란도 커질 전망이다. 풍납토성 유적지 전체를 복원하려면 현재 약 4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풍납동 아파트촌을 거의 다 철거해야할 상황이기 때문에 보상비용부터 천문학적이고 언제 완벽히 복원될지도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현재 풍납토성은 둘레 약 2.7km가 남아있으나 현재까지 조사된 바로는 둘레 4km가 넘고 부지 26만평 이상의 한반도 내 최대 규모 토성일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탄소연대측정으로는 이 성은 기원전 2세기~기원후 3세기 사이에 축조된 것으로 예상되며 당대 동아시아에서도 엄청난 규모의 성곽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성벽 뿐만 아니라 내부에 존재했던 옛 궁궐터나 건물터로 추정되는 지역들까지 유물 발굴이 이어질 경우, 해당지역에 사는 4만여명의 아파트촌이 모두 철거돼야할 상황이다.
풍납토성이 정말로 옛 하남 위례성이라면 현재 추정되는 규모보다 더 클 수도 있다. 기존에 하남위례성으로 여겨졌던 몽촌토성과 풍납토성의 관계 역시 아직 정확치 않다. 삼국시대에는 보통 평시 수도와 전시 산성이 비슷한 지역에 위치한 경향이 있는데, 고구려의 평양성과 대성산성, 신라의 경주성과 명활산성 등이 좋은 예다. 만약 두 성도 이런 관계였다면 풍납토성과 몽촌토성 사이에는 또다른 유적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1967년 풍납토성의 일부 복원된 구간 모습(사진=서울시)

1967년 풍납토성의 일부 복원된 구간 모습(사진=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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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풍납토성의 규모나 성곽의 형태 등 지금까지 발굴 현황으로 봐서, 학계 역시 더이상 단순 방어용 토성으로 생각하지 않게 됐다. 성벽 높이가 당대로서도 대단히 높은 13m라는 점, 당시 도성 성벽에서 보여지는 삼중환호(三重環濠), 수백점의 토기류가 다량 발견된 점 등을 봐서 거대한 성이었을 것으로 보여진다. 이런 성을 짓는데는 연인원 100만명 정도가 동원됐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백제의 도성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그러나 문제는 상당부분이 현재 땅속에 묻혀있는 풍납토성 위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서있다는 것이다. 풍납토성 복원사업은 정부가 지난 20년 동안 막대한 보상비용을 써가며 점진적으로 전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발굴된 각종 유물들과 성곽 확인 등도 이러한 점진적 사업의 결실이다. 풍납토성 발굴정비 비용은 보상비만 따져도 지금까지 약 6000억원 이상이 쓰여진 것으로 알려져있다. 만약에 사적지 전체를 대상으로 매입을 할 경우엔 수조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며 보상 완료도 21세기 내에는 힘들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따라 서울시는 2020년 풍납토성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목표로 왕궁 추정지역 등 주요 핵심 복원지역을 대상으로 5137억원을 투입해 해당 토지를 수용할 것이라고 2015년 밝힌 바 있다. 풍납토성은 그때까지 보존지역으로 지정된 지역 중 35% 정도만 보상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계속 보상문제에 발목잡힐 경우, 문화유산 등재가 힘들 것이란 우려가 작용했다. 앞으로 풍납토성이 옛 백제의 도읍지로서 완벽한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는 또다시 수세기의 세월이 걸릴 수도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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