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이번에 풍납토성 서쪽 성벽터가 발견되고, 기존 학설보다도 좀더 큰 성이었던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풍납토성 유적지 복원규모에 대한 논란도 커질 전망이다. 풍납토성 유적지 전체를 복원하려면 현재 약 4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풍납동 아파트촌을 거의 다 철거해야할 상황이기 때문에 보상비용부터 천문학적이고 언제 완벽히 복원될지도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현재 풍납토성은 둘레 약 2.7km가 남아있으나 현재까지 조사된 바로는 둘레 4km가 넘고 부지 26만평 이상의 한반도 내 최대 규모 토성일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탄소연대측정으로는 이 성은 기원전 2세기~기원후 3세기 사이에 축조된 것으로 예상되며 당대 동아시아에서도 엄청난 규모의 성곽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성벽 뿐만 아니라 내부에 존재했던 옛 궁궐터나 건물터로 추정되는 지역들까지 유물 발굴이 이어질 경우, 해당지역에 사는 4만여명의 아파트촌이 모두 철거돼야할 상황이다.
또한 풍납토성의 규모나 성곽의 형태 등 지금까지 발굴 현황으로 봐서, 학계 역시 더이상 단순 방어용 토성으로 생각하지 않게 됐다. 성벽 높이가 당대로서도 대단히 높은 13m라는 점, 당시 도성 성벽에서 보여지는 삼중환호(三重環濠), 수백점의 토기류가 다량 발견된 점 등을 봐서 거대한 성이었을 것으로 보여진다. 이런 성을 짓는데는 연인원 100만명 정도가 동원됐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백제의 도성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그러나 문제는 상당부분이 현재 땅속에 묻혀있는 풍납토성 위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이 들어서있다는 것이다. 풍납토성 복원사업은 정부가 지난 20년 동안 막대한 보상비용을 써가며 점진적으로 전개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발굴된 각종 유물들과 성곽 확인 등도 이러한 점진적 사업의 결실이다. 풍납토성 발굴정비 비용은 보상비만 따져도 지금까지 약 6000억원 이상이 쓰여진 것으로 알려져있다. 만약에 사적지 전체를 대상으로 매입을 할 경우엔 수조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며 보상 완료도 21세기 내에는 힘들 것으로 추정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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