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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코뿔소·코끼리 씨 말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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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줄 줄어든 北, 아프리카서 상아·코뿔소 뿔 밀매…개체수 위협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국제사회의 오랜 제재로 자금줄이 막힌 북한은 아프리카에서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밀매해 코뿔소·코끼리 개체수 감소에 한몫하고 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VOA는 다국적 범죄 감시 단체인 다국적조직범죄반대구상(GITOC)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이처럼 전하며 북한이 아프리카에서 멸종위기종인 코뿔소와 코끼리 개체수 감소를 더 부채질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랫동안 국제 제재에 시달려온 북한은 외교관의 밀수 등 '창조적인' 현금 조달 방식을 발굴해왔다. 이런 방식 가운데 하나가 야생동물 밀매라고 GITOC는 지적했다.

북한 외교관들이 이런 밀수 범죄를 저지르는 이유는 두 가지다. 무엇보다 외교관의 수입이 매우 적다. VOA는 이들이 보통 1000달러(약 110만원)를 월급으로 받지만 직급이 높지 않은 경우 400~700달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평양으로 충성자금을 보내기 위해 밀수에 가담한다.

아프리카 주재 북한 외교관들이 특히 주목하는 대상은 상아와 코뿔소의 뿔이다. 아시아에서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과거 북한 외교관들은 코뿔소 뿔을 갖고 중국이나 베트남으로 갔다. 여기에 밀수품 거래 시장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몇 년 전 베트남에서는 코뿔소 뿔의 의료용 수요가 크게 늘었다. 코뿔소 뿔에 암치료 효과가 있다는 근거 없는 소문 때문이다.

부(富)를 과시하기 위해 코뿔소 뿔을 매입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을 중심으로 코뿔소 뿔로 만든 팔찌·목걸이 수요가 늘었다.

2015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는 모잠비크에서 코뿔소 뿔 밀매에 나섰다 적발된 북한 대사관의 고위 외교관을 추방한 바 있다. 그는 당시 4.5㎏의 코뿔소 뿔과 현금 10만달러를 갖고 있었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초 북한 외교관들은 짐바브웨 등 아프리카 국가에서 코뿔소 뿔과 상아 밀수에 적극 가담했다. 이후 이런 범죄가 많이 줄어 거의 없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2015년 이후 북한 외교관이 밀수 범죄에 연루·체포되고 해당 밀수품을 압수당하는 사례가 다시 확인되기 시작했다.

VOA는 지난 30년간 아프리카에서 상아와 코뿔소 뿔을 밀매하다 체포·추방된 외교관 31명 가운데 18명이 북한 외교관이었다고 밝혔다.

VOA는 1986년 이후 아프리카 코뿔소 뿔, 상아 밀수 사건 29건 가운데 18건이 북한 외교관의 소행이라며 실제 건수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VOA는 "아프리카에서 적어도 11개국이 북한과 무역관계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는 북한이 경제적 고립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종종 좋은 교역조건을 제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많은 아프리카 국가가 자국 주재 북한 외교관들의 불법 행위에 관대한 태도를 보이는 것도 문제다. 이들 나라는 북한 외교관 연루 사건을 수사하는 데 매우 소극적이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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