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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67>증세를 이기는 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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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한양대 겸임교수

김재호 한양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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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 때문에 기능이나 느낌이 정상에서 벗어나 있는 상태를 증세라고 하는데, 사람들은 어떤 질병에 걸렸을 때 질병의 원인을 해결하려 하기 보다는 증세를 없애는 데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아마도 증세는 질병 때문에 나타난 나쁜 현상이기 때문에 증세가 없어져야 질병이 낫는다는 선입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텐데, 과연 그럴까?

‘증세치료(Treating the symptoms)’라는 제목으로 수돗물이 방안에 번지자 의사와 간호사가 열심히 걸레질하는 만화가 있다. 수도꼭지를 잠그거나 고치면 쉽게 해결되련만. 걸레질만 하는 모습은 질병의 원인은 그대로 둔 채 증세만 치료하는 세태를 풍자한 것인데, 우리 주변에는 고혈압 약, 감기약을 먹는 것처럼 증세만 치료하는 사례가 수없이 많다.
감기에 걸리면 몸이 피곤해지고 추워지며 재채기와 두통, 그리고 콧물과 기침이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증세다. 이럴 때 병원에 찾아가면 의사는 이유는 잘 설명하지 않고 이러한 증세를 완화시키는 약을 처방해 주는데, 약을 먹어도 잘 낫지 않다가 꽤 긴 시간이 지난 뒤에 낫는다.

상한 음식을 먹고 장염에 걸리면 설사나 구토가 일반적이며, 항문이 헐거나 탈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복부에 통증이나 복부 팽만감이 생기며, 고열로 인해 두통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럴 때도 역시 사람들은 이러한 증세를 완화시키는 약을 먹지만,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야 낫는다.

위의 예에서 질병에서 회복되는 것이 증세를 완화시키는 약의 효력 때문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을지 모르겠다. 여기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질병에서 회복되는 것은 면역세포를 포함한 자연치유 기능이 회복된 때문이며, 증세를 완화시키는 약은 자연치유 기능의 회복에 별로 기여를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세균에 감염되면 면역세포는 다양한 반응을 보이는데, 방어시스템이 성공하면 아무런 증세를 보이지 않지만, 부분적으로 성공하면 한 동안 증세를 보이다가 회복되며, 실패하면 사람이 죽는다. 면역반응은 감염으로부터 차단하기 위한 신속한 1단계 방어막으로 반사적 기침, 콧물, 위산, 피부와 같은 비특수 면역반응과 세균을 직접 죽이는 면역세포의 특수 면역반응으로 구분한다.

정신신경면역학에 따르면, 세균에 감염되거나 부상을 당하면 면역세포는 곧바로 이 사실을 뇌에 전달하고, 뇌에서는 세균과 싸우는 데 필요한 에너지 생산에 집중하기 위하여 긴급하지 않은 분야의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심리적·행동적 변화를 지시한다. 즉 체온 상승, 간의 신진대사 변화, 음식과 음료 욕구 축소, 근심을 높이는 것 등을 면역세포에 주문하고, 면역세포는 이 신호를 받아 이러한 비특수 면역반응(질병반응이라고도 부른다)을 한다.

이처럼 질병에 걸렸을 때 나타나는 많은 증세들은 세균이 아닌 면역세포가 세균을 제거하기 위해 일으키는 자연치유의 과정으로 나타나는 반응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증세는 면역세포가 열심히 일하는 신호이므로 약을 먹어 없애려 하지 말고, 이러한 면역 활동을 기다리며 도와주는 것이 빨리 자연치유하는 길이다.

질병에 걸렸을 때 증세는 질병의 본질이 아니므로 증세를 없애는 것을 목표로 하면 안 된다. 증세가 너무 불편하여 부득이하게 치료하는 경우에도 최종 목표는 질병의 원인을 제거하여 자연치유하는 데 두어야 한다. 생명스위치를 켜는 친생명적인 생활(생명이야기 6편 참조)로 자연치유 시스템을 회복하는 것이 모든 질병을 이기는 왕도임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김재호 한양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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