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중국 '정치 1번지' 인민대회당 앞 광장은 가을비가 촉촉하게 내리는 이른 새벽부터 5년에 한 번 열리는 최대 정치 행사 소식을 전달하려는 각국 취재진 수천명이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좋은 자리를 선점하려는 촬영기자와 보안요원 간 몸싸움이 벌어지는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다.
개막식을 20여분 남기고 종이 울려 퍼지자 수천명의 참석자가 일제히 착석하고 9시 정각에 시 주석을 비롯한 지도부가 환호 속에 줄줄이 장내에 들어섰다. 참석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장쩌민·후진타오 전 주석도 시 주석의 뒤를 이어 모습을 드러내면서 건재를 과시했다.
개막식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지난 5년을 회고하는 시 주석의 업무 보고다. 시진핑 집권 2기 지도부를 새롭게 구성할 19차 당대회는 2287명의 대표단이 참석해 오는 24일까지 일주일 동안 각종 업무 보고를 받고 향후 5년의 정책 방향에 대해 토론한다. 이번 당대회의 주요 의제는 18기 중앙위원회 보고 청취 및 심사,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업무 보고서 심의, 당정(당헌) 개정안 심의, 19기 중앙위원회와 중앙기율위원회 구성 등이다.
시 주석의 집권 2기를 함께 할 최고 지도부나 후계 구도 등 이번 당대회 전개 상황이 개막 당일까지도 안갯속을 헤매는 가운데 명확하게 알려진 것은 당정 개정안에 시 주석의 통치 이념인 '치국이정'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당장 개정안에 삽입될 시 주석의 이론에 '시진핑'이라는 이름까지 명기된다면 마오쩌둥·덩샤오핑 반열에 오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이번 당 대회에서는 시진핑 집권 2기에도 공급측 구조 개혁을 지속함과 동시에 중국의 반부패 정책과 종엄치당(從嚴治黨·엄격한 당 관리), 개혁·개방 노선에도 변함이 없음을 대내외에 천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당대회의 '하이라이트'는 폐막 이튿날인 25일 열리는 19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9기 1중전회)다. 이 자리에서 정치국 위원 25명과 상무위원 7명을 선출한다.
19기 1중전회 직후 열리는 기자회견에서 상무위원이 입장하는 순서가 시진핑 집권 2기 지도부의 권력 서열을 뜻한다. 시 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제외한 상무위원 5석을 누가 꿰찰지가 최대 관심사다.
공산당 내 '7상8하(七上八下·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한다)' 불문율에 따른 왕치산 중앙기율위원회 서기의 은퇴 여부,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와 후춘화 광둥성 당서기의 시 주석 후계자 낙점 여부 등이 눈여겨 볼 포인트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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