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임하면서 삼성전자는 오너에 이어 전문 경영인까지 없는 사면초가에 처했다.
13일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오너가 장기 전략을 짜고 전문 경영인이 전략을 세부화는 방식으로 운영되어왔다"며 "삼성전자로서는 장단기 전략을 모두 수립하기 어려워진 셈"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중국 반도체 업계의 추격이 거센 상황에서 권 부회장의 부재로 삼성전자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은 중장기 전략은 물론 단기 전략까지 세울 사람이 없는 사면초가 사태에 빠지게 됐다. 중국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굴기는 우리나라로선 최악의 시나리오다. 이미 우리나라는 주력 수출품목이던 액정표시장치(LCD)를 중국에 내준 경험이 있다.
삼성전자 한 임원급 직원은 "핸드폰의 경우 어느 사장이 부임했을 때 '~폰'으로 부를때까지는 평균 2년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권 부회장이 삼성전자의 부품 사업을 총괄해온 만큼 후임자를 아무리 좋은 분으로 모셔오더라도 최소 2년 정도는 삼성 반도체, 또는 부품 사업에 있어서의 리더 공백이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사임이유에 대해 "지금 회사는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다행히 최고의 실적을 내고는 있지만 이는 과거에 이뤄진 결단과 투자의 결실일 뿐, 미래의 흐름을 읽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부회장은 1985년 미국 삼성반도체 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 삼성전자 시스템 LSI사업부 사장과 반도체 사업부 사장을 거쳐 2012년부터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아 왔으며 2016년부터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도 겸해 왔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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