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의 습격]②붉은불개미보다 무서운 '미친개미'종…자동차부터 우주선까지 고장내

노랑미친개미 모습(사진=위키피디아)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붉은불개미 공포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개미의 세계에서 붉은불개미보다 무서운 종들은 여럿 있다. 대표적인 개미가 '노랑미친개미(Anoplolepis gracilipes)'란 종으로 오스트레일리아와 크리스마스섬에서 엄청난 생태계 교란을 일으켰으며 이로 인해 '미친개미'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이 노랑미친개미는 영화 '앤트맨(Ant-man)'에도 등장한 종으로 붉은불개미와 함께 대표적인 위해우려종으로 손꼽힌다. 어디든 떼로 몰려다니고 엄청난 속도로 개체수가 불어나는 이 개미종은 아프리카가 원산지로 알려져있는데 화물선을 통해 호주로 퍼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990년 호주 북부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엄청난 속도로 생태계를 황폐화시켰다. 호주 크리스마스섬으로 들어가서는 이 지역의 유명한 명물인 '붉은땅게(Gecarcoidea natalis)' 2000만마리를 죽이기도 했다.

작은 캥거루, 주머니쥐 등 포유류까지 공격해 지역 생태계가 절멸 위기에 처하자 호주정부가 엄청난 비용을 들여 미친개미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대대적인 박멸에 나서기도 했다. 크리스마스 섬에서는 어느정도 방제에 성공했으나 다른 지역에서는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라즈베리미친개미 모습(사진=위키피디아)

미국에서도 또다른 미친개미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라즈베리미친개미(Nylanderia fulva)'라고 불리는 이 개미종은 2002년 미국 휴스턴에서 발견된 이후 텍사스와 플로리다 등 미국 전역으로 퍼졌다. 강력한 번식력과 살충제에 대한 면역도 강해서 쉽게 방제가 안되며 또한 전자제품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스마트폰 고장까지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제품으로 들어간 이 개미들은 페로몬을 발산, 이 냄새를 맡고 다른 개미들이 몰려들어 전선을 훼손하거나 감전사해 개미 사체가 기계에 적체될 경우 고장을 일으키는 것. 지난 2012년에는 텍사스에서만 1억4000만달러 이상의 전자제품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화재경보기, 가스계량기 등에도 들어가 큰 피해를 일으키기도 한다. 특히 최초 발견됐던 휴스턴에는 나사(NASA)의 우주센터가 있다보니 나사에서도 로켓이나 우주선에 피해를 입힐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