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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와 캐디 "적이야, 아군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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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천태만상 "새 인생을 위하여", "선을 넘어서", "부진 탈출을 노리며"

선수에게 캐디는 전투를 함께 치르는 유일한 아군이다. 하지만 헤어질 때는 적으로 돌변하는 수가 있다.

선수에게 캐디는 전투를 함께 치르는 유일한 아군이다. 하지만 헤어질 때는 적으로 돌변하는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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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노우래 기자] "다양한 결별의 이유"

필 미켈슨(미국)을 비롯해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제이슨 데이(호주) 등 최근 3개월 동안 세 커플이 관계를 정리했다. 월드스타와 캐디 이야기다. 선수에게 캐디는 코스를 속속들이 파악해서 정보를 전달하는 유일한 아군이다. 캐디와의 궁합이 우승으로 직결되는 이유다. 하지만 헤어질 때는 적으로 돌변하는 수가 있다. 남다른 사연을 살펴봤다.
톰 왓슨(오른쪽)과 캐디 브루스 에드워즈. 서로를 위하는 역대급 감동스토리를 연출했다.

톰 왓슨(오른쪽)과 캐디 브루스 에드워즈. 서로를 위하는 역대급 감동스토리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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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로를 위해서"= 미켈슨과 캐디 짐 맥케이는 지난 6월 결별했다. 특별한 사건은 없었다. 상대를 비방하는 말 역시 나오지 않았다. 미켈슨이 22세였던 1992년부터 무려 25년간 메이저 5승을 포함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42승을 합작했다. 프레지던츠컵과 라이더컵 등 대륙간 골프대항전에서 항상 호흡을 맞추는 등 어림잡아 600개 이상의 대회를 소화했다.

미켈슨은 "지금이 변화를 줄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맥케이는 골프백이 아닌 마이크를 들고 새 인생을 살고 있다. NBC스포츠 리포터다. 8월 디오픈에서는 완벽한 해설로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새로운 경험이 흥분된다"고 했다. 지난 12일에는 '캐디 명예의 전당'에 입회했다. 미켈슨의 새 캐디는 대학 골프팀 코치 출신의 친동생 팀이다.

톰 왓슨(미국)과 브루스 에드워즈의 스토리가 역대급이다. 왓슨은 기량이 떨어지자 "최고의 캐디는 최고의 선수와 함께 있어야 한다"며 에드워즈를 그렉 노먼(호주)에게 보냈다. 에드워즈는 그러나 얼마 후 왓슨에게 돌아와 1996년 메모리얼 우승을 도왔고, 루게릭병에 걸린 뒤에도 왓슨과 동행하다가 2004년 세상을 떠났다. 왓슨은 애도와 함께 루게릭병 치료를 위한 재단에 거금을 출연했다.
타이거 우즈(왼쪽)와 전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 결별 직후 원수가 됐다.

타이거 우즈(왼쪽)와 전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 결별 직후 원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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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 받아서"= 매킬로이와 캐디 J.P 피츠제럴드는 반면 7월 디오픈 첫날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피츠헤럴드는 당시 매킬로이가 초반 5개 홀에서 4개의 보기를 쏟아내자 6번 홀 티 샷에 앞서 비속어를 섞어가며 "너는 매킬로이야, 지금 대체 뭘 하는 거야"라고 다그쳤다. 매킬로이의 반응이 의외다. 디오픈을 공동 4위로 마친 뒤 "정말 도움이 됐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뒤끝이 작열했다는 게 더 큰 뉴스다. 불과 10일 만에 결별설이 불거졌고, 결혼식 때 들러리를 맡았던 해리 다이아몬드에게 곧바로 캐디 역할을 맡겼다. 피츠제럴드가 지난해 '수입 넘버 1' 캐디라는 게 재미있다. 페덱스컵 우승을 이끄는 등 165만 달러(18억7000만원)를 벌었다. 2008년부터 호흡을 맞추면서 매킬로이의 메이저 4승을 견인했지만 '선'을 넘어 결국 해고됐다.

타이거 우즈(미국)와 스티브 윌리엄스(뉴질랜드)는 아예 원수가 됐다. 윌리엄스가 1999년부터 2011년까지 13년 동안 메이저 13승을 포함해 통산 72승을 합작한 '황제 캐디'다. 연간 100만 달러 이상을 벌었다. 우즈가 '섹스 스캔들'에 휘말린 2011년 일방적인 해고를 당한 게 불화의 출발점이다. 저격수로 변신했고, 우즈를 "흑인 멍청이"로 비하해 인종차별 논란까지 일으켰다.

리디아 고와 전 캐디 제이슨 해밀턴. 부진 탈출을 위해 캐디와 코치를 바꿨지만 무관에 그치고 있다.

리디아 고와 전 캐디 제이슨 해밀턴. 부진 탈출을 위해 캐디와 코치를 바꿨지만 무관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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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약 처방으로"= 데이가 주인공이다. 지난 14일 PGA투어 '플레이오프(PO) 3차전' BMW챔피언십을 앞두고 캐디 콜린 스와튼을 버렸다.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승부수다. 2015년 5승을 쓸어 담는 등 스와튼과 함께 PGA투어 10승을 거뒀다. 8월 마지막 메이저 PGA챔피언십에서는 특히 생애 첫 메이저 우승과 함께 세계랭킹 1위에 올라 '포스트 타이거 우즈'의 입지를 굳혔다.

올해는 우승 없이 19개 대회에서 5차례 '톱 10'에 진입한 게 전부다. 12세 때 학교 스윙코치로 처음 만난 스와튼과 작별한 까닭이다. 데이는 "코스에서 캐디에게 불평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고 고백했다. 스와튼은 해고에 충격을 받았고, 아직도 실망하고 있다. 데이는 미안한 마음 때문인지 스윙코치는 계속 맡기면서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재결합 가능성을 열어뒀다.

리디아 고(뉴질랜드) 역시 비슷하다. 지난해 프로 데뷔 이후 10승을 합작한 캐디 제이슨 해밀턴을 해고한데 이어 코치 데이비드 레드베터와 결별했고, 올해 들어서는 클럽을 교체하는 등 무기까지 모조리 바꿨다. 지난해 메이저 1승을 포함해 4승을 수확하는 걸출한 성적을 올렸다는 점에서 의외다. 최근 또 다시 캐디를 교체했지만 아직은 효과를 얻지 못하는 모양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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