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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기업환경 점검]발톱세운 재벌저승사자 공정위…재계, "가뜩이나 힘든데"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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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기업환경 점검]발톱세운 재벌저승사자 공정위…재계, "가뜩이나 힘든데"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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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재벌저승사자 기업집단국 신설
-김상조 내달 중 4대그룹 대표 만남 가질듯
-12월까지 先자율개혁 주문…데드라인 이후 행보 주목
-북핵리스크에 사드보복·美규제폭탄…재계, "과도한 조사 지양하길"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재벌개혁 전도사로 불려온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공정위호가 재벌저승사자로서의 발톱을 세우면서 재계가 노심초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취임 초반만 해도 재벌에 대한 인위적이고 강제적인 개혁보다는 자율적인 개혁을 유도하겠다고 밝혔지만 공정위 업무파악을 끝마친 이후부터는 재벌개혁을 위한 예열을 끝내고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재계는 12년 만에 부활한 공정위 기업집단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공정위는 최근 대기업 조사를 전담하는 기업집단국을 신설했다. 기업집단국에는 지주회사과(11명), 공시점검과(11명), 내부거래감시과(9명), 부당지원감시과(9명) 등이 신설됐다. 기업집단국은 과거 대기업 조사를 전담했던 '조사국'이 전신격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 신설된 공정위 조사국은 대기업 중심의 경제력 집중을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쳤지만, 대기업들의 반발로 2005년 폐지됐다.

재계의 가장 큰 관심사 역시 지배구조 개선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기업의 계열 공익법인이나 자사주 활용, 우회출자 등을 통해 대주주 일가가 그룹 지배력을 강화해온 관행을 끊겠다고 했다. 기존 순환출자도 단계적으로 해소한다는 입장이다. 그간 재계는 정부의 지주사 전환정책에 맞춰 총수 중심의 기업구조나 복잡한 순환출자구조를 꾸준히 손질해왔다.

2003년 LG를 시작으로 SK, GS, 두산, 한진, LS, 한라 등 많은 대기업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2002년 17개이던 지주사는 현재 162개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재벌개혁의 주된 타깃인 상위그룹은 지주사 전환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 지지부진한 상태다. 삼성은 지주사 전환을 검토했다가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포기했다. 삼성과 현대차, 한화, 롯데 등은 지주사 전환을 위해 중간금융지주회사제도를 두길 바라지만 국회에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공정위는 총수일가, 특히 총수 2세 지분율이 높은 회사일수록 내부거래 비중이 높게 나타난 점에 대해서는 앞으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할 계획이다.또한 대기업집단에서 계열 분리된 친족 회사의 경우 총수일가 사익 편취 규제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규제 공백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 친족 기업과의 거래를 공시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포함한 종합적인 규제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가 최근 발표한 2017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에 따르면 총자산 10조원 이상 가운데 SK그룹은 내부거래 비중이 23.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 포스코(19.0%), 현대자동차(17.8%), KT(15.2%) 등의 순이었다. 내부거래 금액이 큰 대기업집단은 현대자동차(30조3000억원), SK(29조4000억원), 삼성그룹(21조1000억원) 등의 순이었다.
6월 23일 열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왼쪽 세번째)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두번째), 정진행 현대차 사장(왼쪽 네번째) 등 4대 그룹 대표들이 간담회에 참석하기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6월 23일 열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왼쪽 세번째)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두번째), 정진행 현대차 사장(왼쪽 네번째) 등 4대 그룹 대표들이 간담회에 참석하기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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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에서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를 통해 과세(증여세) 폭탄이 이뤄질 경우 재계로서는 상당한 부담이 된다. 기업경영상 계열사 간 거래는 업무 효율성, 원료ㆍ부품의 공급 안정성, 회사 내부기밀 보안성을 위해 이루어지는 일상적인 경영활동이다. 재계에서는 한국에서만 계열사 간 거래를 일감 몰아주기라는 용어를 써 불법행위로 매도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공정위와 재계는 이르면 내달 중 2차 회동을 가질 전망이다. 김상조 위원장은 최근 "제가 당부드렸던 것을 어떻게 하고 계시는지 의견을 들어볼 것"이라며 "11월쯤 재계 경영자분들을 한 번 더 봬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정진행 현대차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하현회 LG 사장 등 4대 그룹 대표들과 정책 간담회를 갖고 "기업도 사회, 시장의 기대에 맞게 선제적이고 자율적인 모범 사례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4대 그룹이 12월까지 긍정적인 변화의 모습이나 개혁 의지를 보여주지 않을 경우 '구조적 처방'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

재계에서는 공정위가 최근의 대내외 경제여건을 감안해 대기업에 대한 무리한 조사는 지앙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경제 관련 주요 지표와 체감경기가 악화하고 있는데다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보복에 미국의 한국산 세탁기기에 대한 피해판정, 북핵리스크 등 대내외 기업환경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면서 "공정위의 과도한 조사가 대기업 지배구조와 리더십의 근간까지 흔들 경우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에 지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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