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후보로 시옹오·무라카미·애트우드 부상…韓 고은 시인도 가능성有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올해 노벨문학상은 누구에게 돌아갈까. 지난해 세간의 예측을 깨고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미국)이 영예를 안으면서 올해 주인공에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유럽 현지에서 주목하는 작가는 두 명이다. 응구기 와 시옹오(케냐)와 무라카미 하루키(일본). 모두 10여 년부터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온 순문학 분야의 명망 있는 작가들이다. 영국 도박업체 래드브록스는 이들의 배당률을 각각 4대1과 5대1로 책정했다.
무라카미는 전 세계 마흔 개 이상의 언어로 쉰 작품 이상이 번역 출간된 세계적 작가다.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파노라마를 고독한 현대 젊은이의 욕구에 맞게 재구성해 가벼운 문체로 담아낸다. 대표작으로는 '상실의 시대(1987년)', '댄스 댄스 댄스(1988년)', '먼북소리(1990년)', '렉싱턴의 유령(1997년)', '해변의 카프카(2006년)' 등이 꼽힌다. 지난 7월 중국 난징 대학살을 다룬 '기사단장 죽이기'를 출간하기도 했다. 2006년 체코의 프란츠카프카상을 받은 뒤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로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 못잖게 주목받는 후보로는 마거릿 애트우드(캐나다)가 있다. 래드브록스의 배당률이 6대1이다. 몇 년 전만 해도 후보 대열에 포함되지 못했으나 최근 미국 정세의 영향으로 자주 언급되고 있다. 그녀의 대표작 '시녀 이야기'가 오늘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시대를 예견한 까닭이다. 이 작품은 여성을 출산의 도구로만 여기는 전체주의 사회를 묘사한 소설로, 미국에서 영화와 TV드라마로도 제작됐다. 애트우드는 2000년 '눈 먼 암살자'로 맨부커상을 수상했고, 올해 카프카상의 영예를 안았다. 여성작가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추세를 감안하면 이변을 일으키기 충분하다는 평이다.
래드브록스가 애트우드 다음으로 눈여겨보는 작가는 한국의 고은 시인과 중국의 옌롄커다. 각각 배당률로 8대1을 책정했다. 특히 고은 시인은 수상자 발표일이 발표된 지난 2일 순위가 상승했다. 아모스 오즈(이스라엘), 클라우디오 마그리스(이탈리아), 하비에르 마리아스(스페인) 등도 각각 배당률 10대1을 기록하며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이 실제로 최종 후보 명단에 포함됐는지는 알 수 없다. 스웨덴 한림원은 각국 문학단체의 추천 후보 숫자만 공개한다. 올해 추천받은 후보는 195명이다. 수상의 주인공은 5일 오후 8시(한국시간)에 발표된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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