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9월 26일 서울 그랜드하얏트서울 남산룸에서 주한 외국상의 회장단과 외국인투자기업 대표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산업통상자원부>
-외국인투자는 주춤 vs 해외투자는 증가
백 장관은 "최근의 대내외 여건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여전히 펀더멘털(기초경제여건)이 튼튼한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외국인 투자기업이 더 큰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간담회에서 외국인투자기업들은 최근 최저임금 인상과 에너지정책 전환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 등 새 정부의 노동ㆍ에너지 정책과 북한의 군사 도발로 인한 한반도 긴장 상황 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저임에 풍부한 노동력·대외개방정책에 기업들 해외로
외국인투자기업들이 우리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은 우리 기업들과 대체로 비슷하다. 정부로서는 국내에서 고용과 투자를 늘리기를 바라지만 기업들로서는 글로벌 분업구조상 국내 투자보다는 해외투자를 늘릴 수 밖에 없다.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베트남의 경우 최근 임금이 상승 추세이지만 여전히 중국의 절반도 안되고 국내와 비교하면 8분의 1수준이다. 풍부한 저임의 노동력에 정부의 적극적인 대외개방정책으로 베트남에는 외국인투자가 늘고 있다.
올 상반기 베트남의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치액(승인액 기준)은 192억2000만 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54.8% 증가했다. 이중 일본의 투자액이 50억8000만 달러,전체의 26.4%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한국의 투자액은 49억5000만 달러로 2위였다. 한국은 2014년 일본을 누른 이후 지난해까지 베트남 최대 외국인 투자국에 올랐다가 올 상반기 일본에 자리를 내줬다. 이는 일본이 베트남 화력발전소 건립을 위한 투자(28억달러)가 반영된 것으로 하반기에는 한국이 1위를 탈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로 나간 기업들 "돌아오곤 싶지만"
값싼 노동력과 현지 정부의 투자유치정책으로 해외로 나간 기업들이 해외투자의 환경변화에 따라 ▲기존의 입지를 고수할지 ▲국내로 돌아올지 ▲제3국으로 이동할지 등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해외진출의 촉매제가 됐던 저렴한 인건비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제조업'이라면 무조건 반기던 현지 정부정책이 고부가가치산업ㆍ첨단산업에 집중되면서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서다. 국내로 복귀하려 해도 인건비 수준이 높고 정부의 유턴지원제도도 문턱이 높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