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휴전협정으로 반환…최근 北, 백령도·대연평도 점령 작전 시행으로 긴장감 고조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미국이 전략폭격기 B-1B를 동해상 북방한계선(NLL) 넘어 까지 보내며 강경한 대북 무력시위를 단행함에 따라 청와대가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이뤄진 작전”이며 “NLL을 준수하는 차원에서 한국군이 참가하지 않은 것”이라 해명에 나서며 남북 간 NLL을 둘러싼 긴장의 파고가 또다시 일렁이고 있다.
이번 미국의 무력시위는 괌 앤더슨 공군기지서 출발한 B-1B 전략폭격기들이 주일 미 공군의 F-15C와 함께 출격한 것으로, 동해상 NLL 북쪽을 넘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최북단 인접 지역까지 비행이 이뤄졌다.
NLL, 분계선인가 국경선인가?
NLL(Northern Limit Line)은 통상 북한과 남한 사이 해상 영토 경계선으로 인식된다.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 체결 직후 UN군은 병력철수와 해상경비 등 정전협정 이행을 위해 북방한계를 설정했다.
그 후 1963년 5월 까지만 해도 연평도 서쪽 NLL을 넘어온 북한 간첩선에 대한 총격전 문제에 대해 북한은 “우리 함정이 북방한계선을 넘어간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사실상 NLL을 해상군사분계선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 바 있다.
서해 평양 앞바다 섬, 모두 우리 땅이었다?
휴전협정 13항은 “1950년 6월 24일 상대방이 통제하고 있던 섬 중 서해5도를 제외한 황해도와 경기도의 도계선 북서쪽의 모든 도서는 조선인민군최고사령관과 중국인민지원군사령관의 군사통제하에 둔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당시 북한의 서해안 도서 지역이 UN군과 한국군이 점령하고 있어 정전협정 체결은 우리 땅을 적에게 돌려주는 것으로 인식됐다는 점이다. 38도선 이남의 백령도, 연평도는 물론 38도선 이북의 남포 서 측 초도, 청천강 서방 대화도, 원산 앞바다 여도 등 압록강 입구의 섬들까지 점령하고 있던 UN군은 38도선 이북 도서를 북한에 돌려주고 철수했다.
UN군과 한국군이 점령하고 있던 섬을 돌려주지 않고 끝까지 지킨다면 북한은 서해의 모든 항구를 봉쇄당할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그러나 UN군의 결정에 따라 휴전 당시 이미 해군력이 궤멸되다시피 했던 북한은 협정을 통해 NLL을 보장받고 해상봉쇄위협에서 벗어나 38선 이북의 섬과 해역을 얻을 수 있었다.
협정으로 서해의 도서와 해역이 북한 영유지역으로 넘어가자 한국 정부는 격분하며 “한국군 단독으로 휴전선을 돌파해 북한 공산정권을 타도하고 두만-압록강 선까지 실지(失地)를 회복하겠다”고 선언했으나 정전체제 안착을 위한 UN군의 집요한 감시와 제재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한편 북한은 6차 핵실험 이후 서해안 NLL 인근 도서 점령 작전을 시행하는 등 끊임없이 NLL을 부정하는 도발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8월 26일 백령도와 대연평도 점령을 위한 특수부대 훈련을 현지 시찰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서울을 단숨에 타고 앉으며 남반부를 평정할 생각을 해야 한다”며 서북도서 점령계획을 노골적으로 시사한 바 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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