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하면 군사 대응 가능성 높아…사실상 전쟁 상황 돌입
북한이 언급한 태평양 해상의 '수소탄 시험' 가능성을 둘러싸고 국제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한 외무상이 공언한 대로 실제 북한이 실험을 하면 전쟁의 방아쇠를 당기는 행위라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23일(현지 시각)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태평양 해상에서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할 수 있다"고 언급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가 포착될 경우 미국 정부가 선제타격 옵션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부 고위 관리도 "태평양 상공에서 핵실험이 이뤄진다면 이를 막기 위해 지금까지와는 매우 다른 대응이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지하가 아닌 상공에서의 핵실험은 바람을 통해 인구밀집지역에 방사능 낙진을 퍼뜨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대해 "북한은 지금 태평양에서 거대한 무기를 폭발시키겠다고 하고 있다. 이는 엄청난 재앙을 촉발시킬 수 있다"며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우리는 뭔가 할 것"이라고 군사 대응을 시사했다.
또 방사능 피해 가능성은 북한을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태평양에서의 핵폭탄 실험이 남긴 피해는 여러 사례를 통해 보고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이 태평양 마셜 제도 비키니섬에서 한 핵실험이다. 미국은 1946년을 시작으로 1958년까지 이곳에서 스무 차례 넘게 핵실험을 했다. 1954년에는 수소폭탄 실험도 이뤄졌다. 그러면서 이곳은 죽음의 섬이 됐다. 미국 의회도 비키니섬 일대의 오염이 제거되는 데 10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등도 북한의 태평양 수소탄 실험 발언을 경계하고 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반도 정세가 여전히 복잡하고 민감하므로 유관 각국이 모두 자제를 유지하고 상호 자극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북한이 실제 태평양 수소탄 실험을 한다면 중국마저도 등을 돌릴 수 있는 것이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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