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상생 시장이 뜬다…매출 쪼그라드는 전통시장의 변신

콘텐츠 강화해 외국인 손님 모객
대형마트와 손잡고 인프라·구색 개선 속도

안성 맞춤시장에 들어선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3호점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특성화에 나선 전통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체험형 콘텐츠를 만들고 접근성을 높이는 등의 노력으로 제 2의 전성기를 노리는 추세다.

23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전통시장 매출은 2005년 27조3000억원에서 2015년 21조1000억원으로 10년 새 22.7%줄었다. 주차장이나 위락시설, 식음료 매장 등을 잘 갖춘 대형마트나 다양한 제품을 갖춘 기업형슈퍼마켓(SSM), 온라인, 홈쇼핑 등 경쟁 유통채널에 밀린 결과다.

중기부와 공단은 2014년부터 전통시장 특성화 방안을 마련해 추진중이다. 전통시장을 시장별 특성에 따라 ▲외국 관광객이 한국의 맛과 멋을 체험하고 쇼핑할 수 있는 글로벌 명품시장(10개) ▲ 지역 문화ㆍ관광과 연계해 쇼핑할 수 있는 문화관광형 시장(165개) ▲도심과 주택가에 있는 골목형 시장(200개) 등 3개 유형으로 구분해 육성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부터는 국내 최대 쇼핑관광 축제인 코리아세일페스타에 전통시장도 동참해 내ㆍ외국인이 전통시장을 더욱 많이 찾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추석 신영시장 이벤트

대형마트가 전통시장과 손잡고 상생형 스토어로 인프라를 개선, 실적개선이 나타나는 곳도 있다. 이마트의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대표적이다. 지난 8월 동네마트(화인마트)와 함께 공간을 나눠 쓰는 방식으로 오픈한 안성맞춤시장 상생스토어(3호점)는 9월 현재 일평균 방문객이 800명으로 오픈 전 대비 고객 수가 45% 증가했다. 시장 1층에 위치한 청년몰에도 젊은 고객들이 몰리며 매출이 상생스토어 오픈 전보다 20% 증가했다. 당진전통시장은 고객들의 주차장 이용 건수가 40% 증가했으며, 구미선산봉황시장의 청년몰에 젊은 고객들이 몰리고 있다.

지역 자치단체와 전통시장 상인회, 소상공인들의 벤치마킹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구미선산시장에는 경북 안동구시장 상인회와 안동시 관계자가 찾아왔고, 충북 청주시와 청주시 상인연합회, 경북 문경시장 상인회 등 관계자 100여명이 상생스토어를 방문한 바 있다. 서울 경동시장의 상인회와 동대문구청 관계자, 용인 중앙시장 상인회에서도 안성맞춤시장 상생스토어를 찾았다. 이마트는 당진 상생스토어(1호점) 오픈 1년을 기념해 다음달까지 이마트가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으로, 시장 1층의 사인물과 조명을 제작·지원하며, 상인들의 매장 인테리어 개선을 돕고 고객 휴식 공간도 별도로 신설할 계획이다.

다음달에는 경기도 여주시, 여주 한글시장과 함께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개점한다. 여주 상생스토어는 신선식품을 취급하지 않는 시장 특성으로 인해 상인들의 요청에 따라 매장 면적의 일부를 할애해 규격화 된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것이 특징이다. 시장의 주력 상품인 패션, 잡화, 담배, 국산주류를 판매 품목에서 제외시킨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