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김 부총리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본사를 방문, 크레이 파멀리 국가신용등급 글로벌 헤드 등 신용등급 관계자들을 만나 면담했다. 앞서 19일에는 무디스 뉴욕 본사를 방문, 리차드 켄터 무디스 부회장과 로버트 파우버 무디스 인베스터스서비스 사장 등 고위 관계자들과도 만났다.
무디스와 S&P 모두 최근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을 묻는 등 북핵 리스크 이슈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북핵 리스크는 해외 투자자들이 우리나라에 투자를 고려할 때 가장 주요하게 고려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북한 관련 리스크 때문에 우리나라 신용등급이 하락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무디스는 1986년 한국 신용등급을 A2로 매긴 후 1990년 A1으로 상향했다가 외환위기를 계기로 등급을 6단계(A1→Ba1) 하향 조정했다. 이후 신용등급은 꾸준히 상승해 2010년도에야 외환위기 이전 수준인 A1을 회복했고 2015년 역대 최고 등급인 Aa2까지 올린 후 현재까지 같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물론 북핵 위기에 신용등급이 아예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은 아니다. 2002년 11월 한국에 신용등급 A3, 신용등급 전망 '긍정적'을 부여했던 무디스는 북핵문제를 이유로 4개월만인 2003년 3월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2단계 하향했다. 단 신용등급 자체는 그대로였다. 무디스는 다음 해 6월 신용등급 전망을 한 단계 상향된 '안정적'을 부여했고, 다시 2년 후인 2006년 4월 '긍정적'으로 회복시켰다.
하지만 이번 위기는 예전과 다른 양상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무디스는 최근 한반도 내 무력충돌의 발생 가능성을 기존의 '매우 낮음(very low)'에서 '낮음(low)'으로 상향 조정하고, 장기 무력충돌시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등 주변국을 향한 무력시위 강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설전도 날이 갈수록 수위를 더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완전 파괴' 발언에 22일 김 위원장은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으로 된 성명을 내고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을 고려한다"고 맞받아쳤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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