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은 회장 "금호타이어, 고통분담시 회생할 가능성 있다"

이동걸 회장 사견 전제로 "금호타이어, 이해당사자 모두 협조해서 고통분담한다면 충분히 승산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단계"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사진)이 금호타이어의 회생가능성과 관련해서 "이제까지 검토한 바를 근거로 사견을 말씀드리면 이해당사자들이 모두 협조해서 고통을 분담하면 충분히 회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단계다"고 말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20일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금호타이어가) 2015년에 워크아웃을 졸업한 이후에 금호타이어가 왜 어떻게 이렇게 빠른 속도로 경영이 악화됐는지, 그 부분에 대해 면밀하게 분석·검토하고 있다"면서 "그 검토를 전제로 우리가 앞으로 금호타이어가 살 수 있는지를 판단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박삼구 금호타이어 회장과 만날 의사가 있느냐는 질의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면 만나뵙겠지만 의례적인 면담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자구안의 실행가능성과 성공가능성에 대한 평가가 먼저라 생각하고, 그 이후에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의 독립성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 "원칙에 어긋나는 요구는 이 정부에 없으리라 단언하지만, (그런 요구가 있다면) 한 기관을 책임지는 기관장으로서 제 의견을 전달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 잘 협의해 나가면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산업은행은 대단히 중요한 기관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정부의 정책철학에 맞춰서 4차산업혁명을 이끌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이끌고 일조해야 한다는 역할도 있지만, 대한민국의 기업금융이 굉장히 취약한데 이를 견인하는 것이 산은의 역할이었고 글로벌 금융으로서 업력이 가장 오래된 곳도 산은"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 내부직원들의 역량강화에 집중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자리 창출과 구조조정이 상충되지 않느냐는 질의에 대해서는 "기업구조조정에 있어서 독자생존이 가장 중요한 원칙인데, 장기적으로 볼때 의미있는 일자리를 얼마나 많이 가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면서 "그 원칙 하에서 구조조정을 추진할 텐데,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일자리 창출과 구조조정이 크게 배치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해선 "주가하락 문제가 있지만 실사단계를 거쳐서 9월말에 매각공고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벤처투자나 4차산업혁명과 관련된 지원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점진적으로 대기업에 대한 지원은 줄이면서 혁신 창업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대출, 직접투자 플랫폼을 통한 투자 등으로 다양하게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 앞서 모두발언에서 이동걸 회장은 "취임한 지 열흘됐는데 백일 넘은 것 같이 느껴질 정도로 업무가 많고 현안이 많다"면서 "국정과제가 속도감 있게 운영되도록 산은의 역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