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문제로 시작해 평창동계올림픽으로 마무리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제72차 유엔(UN)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릴레이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핵·미사일 문제, 기후변화 등 국제 사회의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며 외교 보폭을 넓혔다. 문 대통령은 북한 문제로 이야기를 시작해 지지를 이끌어낸 뒤 해당 국가의 맞춤형 대화로 호감을 하는 대화 방식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주최로 유엔 본부에서 열린 각국 수석대표 공식 오찬에 참석해 북핵 문제의 엄중함을 설명하고 "국제사회가 일관된 노력을 통해 평화적·근원적 방식으로 이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등 주요국 정상과 헤드테이블에 앉아 주요 현안과 관련한 의견을 나누고 친분을 다졌다.
문 대통령은 아프리카 국가 정상과 첫 회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인 세네갈이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입장을 지지해 온 데 사의를 표했다. 회담에서는 방산분야 협력도 주요 의제였다. 문 대통령은 "세네갈 공군이 한국산 훈련기를 도입하는 등 양국 간 국방·방산 분야 협력이 긴밀하게 추진돼 왔다"고 밝혔다. 공적개발원조(ODA) 협력도 거론됐다.
문 대통령은 북 핵·미사일 못지않게 2018평창동계올림픽 홍보에도 앞장섰다. 문 대통령은 동계스포츠 강국인 체코의 밀로쉬 제만 대통령에게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력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체코 대표팀의 평창동계올림픽 선전을 기원하면서 "1988년 서울 올림픽이 냉전을 종식하는 계기를 마련했듯이 이번 평창동계올림픽도 인류의 평화를 증진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면담에서 문 대통령은 유엔 총회 기간 뉴욕에서 평창동계올림픽 메달 공개를 포함한 특별한 평창올림픽 홍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문 대통령은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동북아지역에서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연속 개최되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올림픽을 통해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발전에 기여하는 방안을 일본, 중국과 긴밀히 협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후변화 주요국 정상급 대화에도 참석해 "탄소를 많이 배출해 온 선진국들이 더욱 무거운 책임감으로 적극적인 의지를 가져야 할 것"이라며 "한국은석탄 화력과 원전 의존도를 점차 줄여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20%까지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몽골과 시베리아의 청정에너지 자원을 동북아 에너지 슈퍼 그리드로 연결하는 구상도 공개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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