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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오늘 반도체 자회사 매각 결정…SK하이닉스 진영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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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인캐피탈·SK하이닉스 주도 한미일 연합에 매각 유력
애플, 한미일 연합에 합류하며 '킹메이커'로 등장
SK하이닉스는 융자 방식으로 참여…지분 15% 제한
'웨스턴디지털 소송 손실시 500억엔 부담' 양보 카드도 제시


[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도시바가 20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메모리 반도체 자회사(도시바 메모리) 자회사 매각 대상자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2월 도시바 메모리 매각 방침을 결정한 지 7개월만이다.

19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도시바는 이날 오전 열리는 이사회에서 도시바 메모리를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탈이 주도하는 한미일연합에 매각하는 방안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이날 이사회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도시바는 한미일 연합과 법적 구속력을 갖춘 매각 계약을 체결한 후 실사와 최종 협상 등을 거쳐 본 계약을 체결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연합에는 베인캐피탈 외에도 SK하이닉스, 애플, 델, 시게이트 등 미국 정보기술(IT) 대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앞서 도시바는 13일 이사회에서 한미일 연합과 우선 매각 협상을 진행한다는 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단, 도시바는 이 각서에 법적 구속력이 없으며 미국 하드디스크업체 웨스턴디지털(WD),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과도 협상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도시바가 한미일 연합이 아닌 다른 후보자를 매각 대상으로 선정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그동안 진행됐던 웨스턴디지털과의 협상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점, 중화권 기업으로 매각에 부정적인 여론 등을 감안하면 한미일 연합과 최종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한미일 연합에 합류하며 강력한 원군으로 떠오른 애플이 "웨스턴디지털에 매각하면 도시바로부터 메모리 반도체를 구매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웨스턴디지털로의 매각 가능성은 크게 낮아진 상태다. 애플은 도시바의 최대 고객사중 한 곳이다.

도시바의 최대 고객사인 애플이 웨스턴디지털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자 그동안 웨스턴디지털에 호의적이었던 일본 경제산업성도 태도를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웨스턴디지털은 협상 과정에서 도시바 반도체 경영 참여와 욧카이치 반도체 공장의 생산 배분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나 양측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애플은 한미일 연합에 약 30억 달러(약 3조4000억원)의 인수자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도시바 인수전에 뛰어드는 것은 메모리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서인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전세계 IT 업계는 메모리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도시바의 경영난이 가중되면 애플은 경쟁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야 한다.

도시바는 지난 6월21일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하지만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지난 8월 돌연 웨스턴디지털로 우선협상자를 교체했다. 당시 한미일 연합을 구성하고 있는 일본 산업혁신기구(INCJ), 일본정책투자은행(DBJ) 등이 웨스턴디지털이 도시바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위험을 어느 쪽이 부담할 것인지를 쟁점화하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베인캐피탈과 SK하이닉스는 INCJ, DBJ 등 일본측 파트너 대신 애플을 끌어들여 도시바에 최종 제안함으로써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또 SK하이닉스 진영은 도시바에 2조엔(약20조6000억원)의 인수비용 이외에도 추가로 연구개발비 4000억엔(4조1000억원)을 제공하는 새로운 제안을 했다.

이 제안에 따르면 베인캐피탈과 SK하이닉스가 합쳐 5675억엔, 도시바가 2500억엔을 부담하고 애플이 3350억엔, 미국의 모 IT 대기업이 2200억엔, 도시바 외 일본 기업이 275억엔, 대형은행이 6000억엔을 주식과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 융자로 출연하는 방식이다. 의결권 지분 비율은 베인캐피털 49.9%, 도시바 40%, 일본기업 10.1%로 일본 측이 경영권을 행사한다.

SK하이닉스는 지분을 갖지 않고 융자 방식으로 참여한다. 향후 SK하이닉스가 취득할 수 있는 도시바 메모리 의결권 비율도 15%로 제한한다. 이는 경영상 중요한 의사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 지분을 제한한 것은 향후 각국에서 진행될 반독점 심사를 감안한 것이기도 하다.

INCJ와 DBJ는 처음에는 자금을 투입하지 않으며 향후 웨스턴디지털과의 소송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베인캐피탈의 지분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참여한다. 한미일 연합은 웨스턴디지털과의 소송을 도시바에 손실이 발생할 경우 500억엔을 보상해주는 방안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웨스턴디지털이 도시바를 상대로 국제중재재판소, 미국 캘리포니아법원 등에 제기한 소송 결과에 따라 배상 및 합의금을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도시바와 한미일 연합은 이 비용을 어떻게 분담할지를 놓고 논의를 진행해 왔다.

한편, 20일 이사회에서도 도시바가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도시바는 그동안 5번에 걸쳐 매각 대상자를 교체했다. 도시바는 내년 3월까지 채무 초과 상태를 해결하지 않으면 상장이 폐지돼 경영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반독점 심사 기간을 감안하면 8월말까지는 매각 대상자를 확정해야 했으나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도시바에 돈을 빌려준 은행들은 이달 말까지는 최종 매각 계약을 체결할 것을 종용하고 있는 상태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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