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존 채임버스(John Chambers) 회장은 시스코의 지도자였다. 빈자리가 크지만 변화는 없을 것이다."
채임버스 전 회장은 시스코를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시킨 미국 실리콘 밸리 1세대다. 그는 1990년대 말 IT(정보기술) 붐을 주도한 인물 중 하나로 1991년 시스코에 합류해 1995년부터 20년간 시스코의 CEO직을 맡았다. 시스코는 그의 재임간 연간 매출 12억달러(약 1조3542억원)의 인터넷 라우터 제조회사에서 매출 480억달러(54조2976억원)의 종합 네트워크 장비 기업으로 성장했다.
채임버스 전 회장은 2000년대 찾아온 닷컴 버블의 붕괴로 2001년 직원의 18%를 감원하는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그는 이같은 위기를 겪으면서 얻은 경험으로, 2008년 금융위기를 미리 감지하고 대응하기도 했다.
이어 "척 로빈스 CEO와 이사회가 시장의 변화에 따라 시스코의 방향을 설정했고 이같은 방향은 채임버스 전 회장의 퇴임으로 인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스코의 정신적 지주가 시스코를 떠나지만 시스코는 흔들림 없이 운영될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채임버스 전 회장의 퇴진 의사는 18일(현지시간) 외신을 통해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채임버스 회장의 퇴진에 대해 시스코의 경쟁사인 아리스타 네트웍스의 선전에 따라 채임버스 회장과 이사회간 논의가 진행되다 갑작스레 채임버스 회장의 사퇴 의사가 불거져 나왔다고 전했다.
채임버스 회장은 이사회에 보낸 메일을 통해 "시스코는 새로운 리더십을 갖출 때가 됐으며 나 스스로도 새로운 무언가를 할 때가 된 것 같다"라며 "스타트업을 육성하거나 새로운 기술에 투자하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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