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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투자 올스톱]롯데·현대차 후폭풍…정부·기업 '對中투자' 딜레마

최종수정 2017.09.19 11:30 기사입력 2017.09.19 11:30

70개 상장사 中 매출 비중 18%…디스플레이는 의존도 더 커
경제보복 노출에도 中 현지투자 오히려 더 늘리는 곳도
베트남·인도로 눈돌리는 기업…정부선 "해외투자 자제" 딜레마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김혜민 기자] 정부가 LG디스플레이 의 중국 OLED 공장 건립에 제동을 건 것은 첨단기술과 인력의 해외 유출을 우려하는 표면적 이유뿐만 아니라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에서 정경분리 원칙을 깨면서 한중 경제관계와 대중국 투자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8조원 이상을 투자했음에도 중국에서 철수를 결정한 롯데그룹과 중국에서 자동차 판매가 반 토막이 난 현대기아차의 사례가 향후에도 재연될 수 있다. 기업들로서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버릴 수 없고 정부 역시 무역과 투자, 내수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과 내수 부진 및 고임금 등 열악한 국내 경영 환경을 생각하면 중국에 투자하거나 진출하려는 기업을 무작정 막을 수 없다는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

◆너무 높아진 中 의존도 vs 경제보복에 취약한 점 노출=중국 정부가 사드 보복에 나서고 우리 기업의 피해가 막대한 배경에는 높은 중국 의존도가 있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중국 매출을 별도 공시한 70개 상장사의 중국 매출 비중은 2016년 기준 18.1%다. 삼성전자는 매출의 17.4%를 중국에서 달성했다. LG디스플레이(68.6%), 삼성디스플레이(37.8%), SK하이닉스(34.7%), 한화케미칼(33.8%), LG화학(32.9%), 삼성SDI(31.9%) 등은 중국 의존도가 높다. 현대기아차의 경우도 전체 판매량의 5분의 1을 중국에서 올린다.


◆대중국 투자 감소 속 中 투자 늘리는 곳도=중국의 경제구조와 외국인투자유치정책, 여기에 사드 보복이 결합되면서 우리 기업의 대중국 투자는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저임금 노동력을 활용한 생산기지로서의 매력이 현저히 떨어진 데다 첨단제조업과 서비스업을 제외하고 가공무역, 에너지 다(多)소비, 환경오염 유발 등의 업종은 투자를 제한한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직접투자는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감소했다. 무역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 역시 37%가 줄어들었다. 반면에 LG디스플레이가 OLED에 5조원을 투자하고 삼성전자가 중국 시안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증설에 향후 3년간 7조8000억원을 투입하는 것은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통해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리며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사드 보복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중국 공장 신ㆍ증설을 막을 경우 오히려 그 피해가 우리 기업에 고스란히 전가된다"고 말했다.현대차도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가 판매 부진과 협력사와의 대금 갈등을 겪었지만 중국의 다섯 번째 생산시설인 충칭공장을 이달부터 가동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판매감소세가 둔화하고 하반기 신차 출시 효과가 반영되면 판매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中 의존도 낮추자 베트남ㆍ인도로 가는 기업들 vs 돌아오라는 정부=중국에 등 돌린 기업들은 '포스트차이나'로 베트남과 인도 등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주도로 2014년 일본을 누른 이후 지난해까지 베트남 최대 외국인 투자국에 올랐다. 올해도 규모는 줄었지만 여전히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도 베트남 정부와 상용차 공장 건립을 논의하고 있다. 인도 역시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으로 적극적인 외국인투자유치정책을 펼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 만도 등이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현지에서 모두 시장점유율 수위를 달리고 있다.중국의 사드 보복과 기업들의 투자 전략에 대한 정부의 대처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드 보복과 관련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검토했다가 이를 철회한 데다 해외투자를 자제해달라는 요구 역시 기업의 현실과 동떨어졌기 때문이다.

◆시장 다변화는 불가피한 선택. 마늘 파동 교훈 없었다=경제단체 관계자는 "사드 배치에 중국이 경제보복을 언급할 당시 기업들은 2000년대의 마늘 파동을 떠올렸다. 당시 한국의 완패로 중국이 경제로 압박하니 통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면서 "사드 보복에 근시안적인 대처를 하기보다는 한중 관계를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기업들의 중국 의존도를 낮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훈 간사이대 교수는 "중국에 진출한 일본기업들도 영토 분쟁으로 일본 제품 불매가 심화해 어려운 시기가 있었는데 일본기업의 아세안 진출이 급속히 진행된 기폭제 중 하나가 됐다"면서 "중국시장을 포기하는 것은 어렵지만 정치적 리스크가 크게 존재하는 중국시장에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아세안과 같은 제3국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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