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차기 지도체제를 놓고 진통을 겪어온 바른정당이 '유승민 비상대책위원회' 대신 오는 11월 말 조기 전당대회(당원대표자회의)를 통해 새 지도부를 구성하기로 했다. 당내 진통은 일단 가라앉은 모양새지만 바른정당의 전대 시기가 자유한국당의 친박(친박근혜) 청산 시기와 미묘하게 맞물려 '보수대통합'도 변곡점을 맞은 상황이다.
바른정당은 13일 밤부터 14일 새벽까지 4시간 동안 의원총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이같이 결정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11월30일 이전이라고 하지만 어쨌든 국정감사를 끝내고 바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해 빨리 새 지도부를 만들자는 것이 오늘 오신 의원님들의 의지이고, 그렇게 추진하자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바른정당이 조기 전대를 개최하기로 하면서 자강파와 통합파는 본격적인 세 대결에 들어가는 분위기다. 여기에 한국당이 10월 중순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ㆍ최경환 의원의 출당을 논의하기로 해 상황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당이 친박 인적청산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당 당규에 따르면 국회의원을 제명하려면 의원총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지난 총선을 통해 의원 대부분이 친박으로 채워진 상황에서 친박의 핵심인 서ㆍ최 의원을 제명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한국당이 친박 인적청산에 실패한다면 바른정당은 자강파의 목소리가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 바른정당 관계자는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친박 인적청산을 무리하게 시도한다면 친박의 반발로 분당에 준하는 내홍을 겪을 수도 있다"며 "만약 한국당이 친박 인적청산으로 내홍을 겪는다면 바른정당 당원들의 전당대회 표심에도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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