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투자계획부 장관단 현대차 본사 방문 협력방안 모색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기하영 기자]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베트남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베트남은 연평균 6% 경제성장률로 자동차 신흥시장으로 떠오르는 곳이다. 이미 삼성전자 등이 성공적으로 진출해 한국 기업에 대한 이미지도 나쁘지 않다. 현대차는 '포스트 차이나' 전략의 일환으로 베트남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현대차 에 따르면 지난 7일 응우옌치둥 베트남 투자계획부 장관을 비롯해 국회의원, 외교무역부장, 투자진흥국장 등 총 14명 규모의 베트남 투자계획부 장관단이 현대차 양재 본사를 찾았다. 지난 3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베트남 방문이후 이뤄진 첫 현지 장관단 방문이다.
◆자동차 급성장 기대…아세안 전초기지도 = 현대차가 베트남 시장에 각별히 관심을 쓰는 것은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베트남 정부는 자동차 산업 확대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연평균 6%대 경제 성장에 따른 소득증가로 이동수단이 오토바이에서 자동차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베트남 자동차생산자협회(VAMA)에 따르면, 베트남 승용차 판매량은 2012년 9만2584대에서 2013년 11만519대, 2014년 15만7810대, 2015년 24만4914대, 2016년 30만4427대로 급증하고 있다.
여기에 2015년 말 아세안경제공동체(AEC)의 출범으로 2018년부터 베트남에서 생산된 자동차는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국가에 수출할 때 무관세 혜택을 얻게 된다. 2018년엔 아세안 시장의 자동차 판매가 470만대까지 늘어 세계에서 6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 부회장, 쩐 다이 꽝 국가주석과 협력 논의 = 현대차는 동남아시아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베트남을 전진기지로 삼았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여파로 불확실성이 커진 중국 시장에 대비해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정 부회장은 지난 3월 처음으로 베트남을 찾아 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당시 정 부회장은 쩐 다이 꽝 국가주석도 만나 투자 등 다방면의 협력을 논의했다. 정 부회장이 다녀간 직후 4월 현대차는 현지 자동차 제조사인 탄콩그룹과 손잡고 900억원을 공동출자해 합작사를 설립했다. 지난 7월에는 이 합작사에서 생산한 그랜드 i10을 처음으로 출시하면서 베트남을 비롯해 아세안 시장 확대의 단초를 마련했다.
현대차는 베트남 두 곳에서 조립공장을 짓고 있다. 지난해 말 착공을 시작한 닌빈성 제2 조립공장은 내년 1분기부터 그랜드 i10 등을 양산할 수 있을 전망이다. 초기 연산 규모는 12만대로 향후 24만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상용차의 경우 베트남 꽝남성에 현지 업체인 타코와 50대 50 합작 투자로 약 450억원을 투입해 상용차 조립공장의 증설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상용차의 연간 생산능력은 3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등 기존 주요 시장에서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베트남 정부와의 협력관계를 공고히 해 동남아 시장에서의 판매 확대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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