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SOC 4000억의 법칙, 올해도?

최종수정 2017.09.14 11:44 기사입력 2017.09.14 11:44

국회 넘어온 정부예산, 전체 줄어도 SOC 4000억원씩 늘어…증액된 SOC 예산 확보, 보이지 않는 전쟁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건설업계에서는 아는 사람은 다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특별한 법칙'이 있다. 이른바 '4000억원의 법칙'이다.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건설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사안이다. 정부가 제출한 새해 예산안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논의 과정에서 줄어드는데 SOC는 거꾸로 늘어난다.

누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SOC 예산은 최근 몇 년간 4000억원씩 늘어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부 제출 예산 깎이지만 SOC 거꾸로 늘어= 기획재정부가 각 부처 새해 예산안을 토대로 마련한 정부 예산안은 국회 논의(예결위 중심)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해마다 정부 예산은 국회 본회의 처리 과정에서 줄었다. ▲2017년 400조7000억원(정부안)→400조5000억원(국회통과 예산) ▲2016년도 386조7000억원→386조4000억원 ▲2015년도 376조원→375조4000억원 ▲2014년도 357조7000억원→355조8000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해마다 정부 예산이 수천억 원에서 많게는 1조원 넘게 줄어든 셈이다.

반면 SOC 예산은 언제나 정부안보다 인상된 채 국회를 통과했다. 2014년부터 올해까지는 4000억원씩 늘었다. ▲2017년도 21조7000억원(정부안)→22조1000억원(국회통과 예산) ▲2016년도 23조3000억원→23조7000억원 ▲2015년도 24조4000억원→24조8000억원 ▲2014년도 23조3000억원→23조7000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2014년 이후 올해까지 정부가 제출한 SOC 예산과 국회를 통과한 SOC 예산 비교.

◆선거 앞두면 SOC 눈치작전 더욱 치열= 이변이 없는 한 2018년도 SOC 예산도 국회 처리과정에서 증액될 것으로 보인다.

SOC 예산 확보는 여야 막론하고 의원들에게 사활이 걸린 현안이다. 도로를 깔고 다리를 놓는 SOC 예산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이고 유권자 긍정평가를 유도할 수 있는 치적이다.

특히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있는 경우 SOC 확보 경쟁은 더욱 두드러진다. 여야는 호남과 영남 등 정치기반 지역 예산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며 표심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고자 노력한다.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열렸던 2014년도 상황은 지방선거를 앞둔 2018년도와 유사한 측면이 적지 않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중요한 선거가 있는 해에는 SOC 예산이 국회 처리 과정에서 늘어났다"면서 "SOC는 중장기적인 방향에서 예산을 책정해야 하는데 '쪽지 예산'을 통해 결정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SOC 증액' 향방에 촉각= 새해 정부의 SOC 예산은 지난해보다 20% 삭감된 17조7000억원으로 책정됐다.

대한건설협회 등 건설업계는 'SOC 예산 정상화'를 위해 국회 토론회 등 홍보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필요할 경우 장외 투쟁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SOC 예산 축소에 따라 관급 공사가 줄어들면 지역경제 위축과 일자리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SOC 예산이 증액되더라도 지역별로 희비는 엇갈릴 수밖에 없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건설사들은 해당 지역 정치인들과 '공동 작전'을 펼치면서 자기 지역의 SOC 예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

일부 정치인이 특정 지역의 SOC 예산이 너무 적다면서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행보를 보이는 것도 4000억원으로 추정되는 SOC 증액 예산을 자기 지역 쪽으로 더 많이 끌어들이려는 포석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국회의원이 낙후된 지역을 개선하려는 목적으로 SOC 예산 확보에 노력하는 부분도 있지만 선심성 공약을 내걸고 무리하게 추진하는 측면도 있다"면서 "현재 1000억원 이하 사업은 예비타당성 검토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데 필요할 경우 절차를 거쳐 세금 낭비를 사전에 막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오늘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