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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만리]가을 손님맞는 레드카펫 양양 바닷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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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붉고 열정적이고 오묘한 바다를 달리다-양양 7번국도 따라가는 가을 드라이브

양양구간 7번국도를 달리면 즐겁고 아름다운 풍경이 넘쳐난다. 사실 아름답지 않은 동해안은 없겠지만 양양은 7번국도 중에서도 바다와 가장 근접해 달린다. 물치교에서 바라본 아침해가 강렬하다. 아래 사진은 동호해변이 내려다 보이는 7번국도와 죽도해변의 기기묘묘한 바위들. 독수리가 가을하늘을 비상하는 듯 하다.

양양구간 7번국도를 달리면 즐겁고 아름다운 풍경이 넘쳐난다. 사실 아름답지 않은 동해안은 없겠지만 양양은 7번국도 중에서도 바다와 가장 근접해 달린다. 물치교에서 바라본 아침해가 강렬하다. 아래 사진은 동호해변이 내려다 보이는 7번국도와 죽도해변의 기기묘묘한 바위들. 독수리가 가을하늘을 비상하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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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조대 서피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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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물결 헤치며 서핑을 즐기는 서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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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령에서 바라본 설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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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사 의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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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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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애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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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기자]동해의 양양이 바로 옆으로 왔습니다. 새로 난 동서고속도로 덕입니다. 강원도 내에서도 양양은 굽이치는 설악산 한계령을 넘어야 했으니 쉬운 길이 아니었습니다. 동서고속도로가 개통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새삼 쉽지 않은 그 길이 그립습니다. 가을 바다를 찾아 양양 7번국도로 갑니다. 인제에서 한계령으로 넘어가는 길입니다. 이제는 옛길이라 불릴 정도로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 진 곳입니다. 양양 바다는 동해안의 상징 7번 국도와 가장 근접해 있습니다. 해안으로 방향을 잡고 한참을 찾아가야 하는 타 지역과 달리 양양은 거의 모든 구간에서 바다를 볼 수 있습니다. 풍광 좋은 곳이 나오면 차를 세우고 한없이 바다를 바라보면 됩니다. '푸른하늘'의 노랫말처럼 모든 괴로움과 응어리진 가슴을 열어 파도에 던져버릴 수 있습니다. 강원도는 이 구간을 '낭만가도'라 이름 붙였습니다. 뭉게구름 둥실 떠있는 가을, 양양 바다로 갑니다.

한계령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변함이 없다. 첩첩 걸린 산자락에 구름이라도 한 줄 걸치면 절경이다. 예전만 못하지만 이 풍경이 그리워 고속도로를 두고 한계령을 찾는지도 모르겠다.
설악산을 넘어 물치항으로 간다. 양양 7번 국도 여정의 들머리다. 물치해변은 주차장과 맞닿아 있어 바다에서 가장 가깝다. 양양을 대표하는 송이버섯 모양의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가 수평선과 나란히 하고 있다. 휴대폰 셔터를 눌러도 그냥 그림이 된다.

이제 차량 내비게이션은 꺼두자. 동해안 여행에서는 문명의 편리함을 잠시 접어 두는 게 좋다. 바닷가를 보면서 달리면 된다. 갈림길이 나올 때마다 이정표를 유심히 살피면 그리 어렵지 않다. 더러 잘못된 길로 가더라도 이 또한 여행의 묘미다.

왼쪽으로 동해의 절경이 펼쳐진다. 어촌 마을은 소박한 운치가 있고 해변은 파도가 넘실된다. 그곳에서 길 건너 먼 산을 바라보면 설악이 눈에 들어온다. 병풍처럼 둘러싼 설악산은 양양 구간 어디서나 볼 수 있다.
뭉게구름이 걸린 낙산사 정문에 섰다. 낙산사는 몇 번 왔어도 질리지 않는다. 낙산사는 수난이 많은 곳이다. 소실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도 다시 우뚝 선다. 본래를 유지하면서 더 아름답게 세련되게 변한다. 10년 전 산불 아픔도 이겨내고 있는 중이다.

홍예문을 지나 의상대에서 바다를 본다. 코발트빛이 출렁인다. 의상대에서 바닷길을 따라 홍련암으로 간다. 의상대사가 불가에 입문해 공부할 때의 인연이 있다. 억센 바닷바람에 풍경 소리가 요란하다.

낙산사를 나와 7번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갔다. 낙산대교는 꽤 긴 다리다. 연어가 돌아온다는 길목 남대천이다. 설악산 턱밑에서 단풍이 막 시작할 때 연어는 바다에서 살다가 민물로 올라와 알을 낳고 죽는다.

남대천을 지나 고개를 넘자 굽이친 도로를 따라 동호해변이 펼쳐진다. 왼쪽으로 이어지는 철조망이 해변과 단절시킨다. 현실을 알게 하는 가슴 절인 풍경이다.

동호를 지나면 딴 세상이다. 요즘 뜨는 핫한 즐거움이 있는 곳이다. 국내 유일의 서핑전용 해변인 하조대 서피비치다. 서퍼들만의 공간이다. 여름 피서객이 떠난 바다는 온몸으로 스릴과 박진감, 짜릿함을 느끼고 싶은 서퍼들 차지다. 서피비치는 1㎞에 달하는 넓은 해변을 갖추고 있고 서핑 후 캠핑과 공연, 축제를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레저공간이다.

서핑의 생명은 파도다. 먼 해안에서부터 밀려오다가 한쪽부터 차례로 깨지는 파도가 서핑에는 최고의 파도다. 가을인 이맘때는 파도가 좋다. 그래서 인지 7번국도 양양구간을 달리는 내내 해변은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서피비치 인근에 하조대가 있다. 조선의 개국공신인 하륜과 조준은 여기서 은둔하며 혁명을 모의했다. 하조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은 아름답다. 사실 아름답지 않은 동해안 풍경은 없다. 기암절벽 바위 위에서 자란 소나무, 푸른 바다와 하얀 등대, 완만한 해변, 수백 년 우거진 송림,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해 뜨는 광경. 알면 알수록 동해바다는 즐겁다. 하조대 맞은편엔 무인등대가 있다. 일출 무렵이면 하얀 등대에 붉은 기운이 가득 스며들어 서늘한 새벽바람도 한결 따스해진다.

기사문항을 지나면 38선 휴게소다. 지금 동해안의 휴전선은 북위 38도선에서 약 75km나 올라간 고성 통일전망대 부근이지만, 해방 직후 미국과 소련이 그은 38선 군사분계선이 바로 이 지점이다. 10월 1일 국군의 날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국군 3사단 23연대가 바로 이곳 양양 38선을 돌파해 북진한 날을 기념하고 있다. 휴게소는 경관이 좋다. 편의점이나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장관이다. 시원한 커피 한 잔을 사들고 한없이 바다를 바라본다.

휴게소를 나오면 죽도해변이다. 소박하고 조용한 절집 죽도암이 있다. 바다쪽으로 향해 있어 외지인들은 그곳에 암자가 있으리라고는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절벽위로 만들어진 길을 따라 들어서자 파도소리와 송죽 스치는 소리가 묘한 화음을 연출한다. 죽도암 앞마당은 푸른 바다다. 산책로에는 온통 기암괴석들로 가득 차 있다. 흔히 보지 못하는 기기묘묘한 형상의 거대한 바위들이 얽히고설켜서 이국적인 느낌마저 풍긴다. 구멍이 숭숭 뚫린 바위가 있는가 하면, 딱히 뭐를 닮았다고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오묘한 형상의 바위들도 있다.

죽도암 인근에는 쉬어가는 절집이라는 휴휴암이 있다. 오래전 바닷가에서 누운 부처 형상의 바위가 발견 되면서 유명해졌다. 절집에서 바닷가로 이어진 계단을 내려서면 독특한 풍경이 나온다. 바다 위에 떠있는 듯한 100평 남짓한 너럭바위인 '연화대'다. 곳곳에는 기어가는 모습을 한 거북바위를 비롯해 발가락이 선명한 발 모양 바위, 여의주바위, 얼굴바위, 물고기바위 등이 흩어져 있어 신비감을 더한다.

다시 7번 국도를 탄다. 매화가 떨어진다는 뜻의 낙매(落梅)가 남애로 변했다는 포구로 간다. 양양 7번국도 여행의 종착지인 남애항이다. 새벽 조업을 마친 고깃배가 거울처럼 매끄러운 수면에 비친 모습은 평화롭다. 포구를 감싸듯 동그랗게 자리 잡은 마을도 포근하다. 양양에서 가장 큰 항구라지만 번잡함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포구 끝자락 방파제 양편의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 위로 뭉게구름이 피어올랐다.

빨간 등대로 연결되는 방파제 초입의 자그만 봉우리는 안성기, 이미숙, 김수철이 출연한 영화 '고래사냥' 촬영지다. 강릉 심곡항, 삼척 초곡항과 더불어 강원의 3대 미항이라는 명성을 배창호 감독의 밝은 눈이 먼저 알아본 모양이다.

봉우리에는 바닥에 투명유리를 깐 남애전망대가 있다. 크지 않지만 전방과 좌우로 펼쳐지는 바다 풍광만큼은 넓고 시원하다. 전망대에서 북측으로 해안도로를 한 바퀴 돌면 '갯마을해변'이다. 소박한 이름처럼 크기도 아담하고 수심도 얕아 거닐기에 제격이다.

38선 휴게소에서 산 아이스아메리카노가 아직 시원하다. 산책로에 앉아 커피 한 모금을 마셨다. 가을 바다를 내 마음대로 색칠했다. 저 멀리 강릉 주문진항이 아스라이 잡힌다.

양양=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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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메모
▲가는 길=
서울~양양 고속도로를 이용해 3시간이면 닿는다. 양양 7번 국도는 물치항에서 시작, 남애항에서 마무리한다. 인근에 강릉 주문진항이 있어 둘러보고 동해고속도로와 영동 고속도로를 이용해 귀가하면 된다. 반대로 진행해도 된다.

▲먹거리=한계령 아래 범부리에 있는 범부막국수를 빼놓을 수 없다. 메밀껍질이 촘촘히 막힌 꺼끌거끌한 면발의 막국수다. 모양새는 투박하지만 먹고 나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남애항에서 멀지 않은 현남면 입암메밀타운은 한 자리에서 50년 된 막국수 식당이다. 동호해변 오산횟집은 어른 손바닥만한 크기의 섭조개로 끓여 낸 섭국(사진)이 별미다. 미나리와 부추, 양파에 밀가루를 버무려 옷을 입힌 뒤 끓는 국물에 넣어 걸쭉하게 낸다. 수산항과 기사문항, 남애항 등에 횟집들이 모여 있는데 메뉴는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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