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교육부는 지난 11일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 심의 결과를 바탕으로 마련한 교육 분야 비정규직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에서 기간제교사와 영어회화전문강사 등 7개 강사 직종의 대부분을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했다.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광장에서 열린 집회 무대에 오른 한 예비교사는 최근 살충제 계란 파동에 빗대 "기간제 교사는 검증을 통과하지 못한 계란이며 우리는 최상급 친환경 계란"이라고 표현했다. 기간제교사 역시 사범대, 교대 출신이라는 사실을 잊은 채 감정이 앞선 듯 한 발언이었다.
학교 현장에서도 갈등은 이어졌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은 지난달 17일부터 유·초·중등 교사뿐만 아니라 사범대와 교대 재학생 및 학부모들까지 대상으로 기간제교사·강사 정규직화 반대 청원 서명운동을 펼쳤다. 지나친 서명운동으로 현장의 동료 교사들이 감정이 상하는 일도 발생했다.
편측공간실인(片側空間失認, hemiagnosia)은 몸 한 쪽의 통증을 다른 쪽에서는 전혀 느끼지 못하는 상태를 일컫는 의학용어다. 이번 정규직화 정책은 '비정규직'이라는 통증에 매몰돼 다양한 원칙과 관계자들의 입장이라는 통증을 무시한 채 진행됐다. 그 결과 시험을 앞둔 예비교사들은 '생존경쟁'으로 내밀렸으며, 기간제교사들은 '희망고문'을 당했다. 교육부 역시 안일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모두를 만신창이로 만든 갈등 속에 승자는 없었다. 어떤 정책도 모두를 만족 시킬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모든 '통증'을 정확히 인지하고 감안해 최상이 아닌 최적의 정책을 펴는 일이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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