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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시민사회 모든 목소리 수용은 불가능…공정위, 민원처리 기관 아냐"(종합)

최종수정 2017.09.11 15:38 기사입력 2017.09.11 15:38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1일 경제민주화 관련 시민단체들과 만남을 갖고 경제적 약자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해달라고 요청했다.

시민사회의 모든 목소리를 수용할 수는 없으며, 공정위가 민원처리 기관으로 전락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세종정부청사에서 경제민주화 관련 10개 단체의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간담회에 참여한 시민단체는 경제민주화전국네트워크·전국을살리기운동본부·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국대리점살리기협회·전국유통상인연합회·전국서비스산업연맹·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참여연대·전국골프존협동조합·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등이다.

이들 단체는 하도급, 가맹, 대리점 등 다양한 분야의 '갑질'등 불공정행위를 고발해 왔으며, 공정위는 이들 시민단체를 불러 불공정행위 사례와 애로사항, 공정위 관련 건의사항 등을 듣기 위해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경제는 시장구조 자체의 불균형이 누적돼 공정한 경쟁이 태생적으로 힘든 '기울어진 운동장'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더불어 발전하는 경제를 위해서는 이를 바로잡아 나가야 하며, 그래야만 중소기업과 대리점, 가맹점 등 경제사회적 약자들이 시장의 한 축으로서 자생적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정위가 갑을관계 유형 중 하도급, 가맹, 유통, 대리점 등 4가지 분야에 있어 불공정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공정위에 대한 신뢰 제고 노력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공정위에 대한 국민적 기대와 요구는 높지만, 그간 공정위의 소극적·늑장 사건처리 등으로 인해 국민적 신뢰는 절대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며 "국회와 긴밀히 협조해 국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 신뢰 제고방안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오는 14일 국회에서 공정위 신뢰제고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 국회의 의견을 들어 최종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경제민주화 의지를 밝히면서도 '실패의 역설'을 강조했다. 그는 "여러분이 실망하실지 모르겠지만 공정위가 민원처리 기관으로 전락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민원이나 분쟁처리 기관은 분쟁이나 민원을 잘 처리해서 민원이 잘 처리되면 될수록 민원이 증가하는 '성공의 역설'이라는 표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정위가 성공한 다음에 실패하는 것이 아니라 연속적으로 실패할 위험에 직면해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며 "과거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듣지 못해 많은 비판이 제기된 상태에서 (현재는) 여러 경로를 통해 민원이 폭주하는 상황이 되다 보니, 공정위의 역량 사이와 괴리가 커서 공정위가 두 번의 실패를 반복하게 될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덧붙였다.

공정위의 행정력을 통해 모든 분쟁을 처리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대신 법집행체계를 바꿔 분쟁 처리 과정을 좀 더 효율화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나 지자체와의 협업을 통해 행정적으로 (처리)할 부분도 있지만 당사자들이 민사적으로 처리할 부분도, 마지막으로는 형사적으로 처리할 부분도 있다"며 "이런 체계의 효율성이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공정위가 법집행체계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인데 적극적으로 의견을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책적 측면에서도 시민사회와 정부가 긴밀하게 소통할 필요가 있지만,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다 수용할 수만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민사회단체가 사회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시고 대안을 제시해 주지만, 공정위를 비롯한 행정부는 제안된 정책 하에서 우선순위를 조정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며 "한편으로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다 수용할 수만은 없는 한계에 있다는 것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또 그는 "경제사회적 약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공정하게 대변하는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해 주시길 당부드린다"며 "민단체로서 구성원뿐 아니라 단체에 가입하지 않은 다른 수많은 경제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도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는 공정한 의사소통의 채널이 되어 달라"고 말했다.

이어 "단체의 이익이 아니라 시민의 이익을 대변하고, 다른 시민의 목소리도 듣고 수용·발전해 나가는 열린 시민단체가 되어 우리 시민사회의 발전에 계속해서 밑거름으로 기능해 달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시민단체들이 공정위의 신뢰회복을 위해 사건처리방식, 조사방식 등에 쓴소리를 할 부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제안해 달라"며 공정위에 대해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줄 것을 당부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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