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中 짝퉁 단속 강화…브랜드 로고 '담고' 구매 수량 '제한'

"브랜드 가치 지킨다"…'짝퉁'ㆍ'보따리상' 투트랙 단속
메디힐, 이달부터 모방이 불가한 '압인 시트'로 교체
아모레ㆍLG생건, 면세점 구매 수량 제한 정책 강화

메디힐 로고가 담긴 '압인 시트' 마스크.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국내 화장품업계가 '가품(짝퉁)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단속에도 불구하고 끊이질 않는 가품 탓에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고 있는 이유에서다. 짝퉁과 불가분의 관계를 가진 보따리상(다이공) 관리도 병행하는 모습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마스크팩 브랜드 메디힐은 이달부터 중국 현지 생산 및 유통되는 제품을 '압인시트'로 전면 교체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새롭게 유통되는 제품에는 '메디힐 로고'가 박힌 압인 시트다. 시트 교체 작업은 중국 현지에서 생산, 유통되는 제품을 시작으로 순차 적용된다. 국내의 경우 헬스&뷰티 스토어 등 채널별 유통 파트너사들과의 협의 하에 추후 도입할 예정이다.

새롭게 개발된 압인 시트는 짝퉁제품 방지를 위한 고육지책이다. 시트 개발을 위해 일본 아사이카세이사와 독점 공급계약을 맺었다. 압인은 아사이카세이사가 독점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벰리제 원단(장섬유)으로 만든 시트에만 가능한 기술이다. 권오섭 엘앤피코스메틱 회장이 짝퉁 제품 근절방안으로 고심하다 생각해낸 아이디어다.

짝퉁과 불가분의 관계인 다이공 단속도 병행한다. 메디힐은 지난달부터 현지 바이어 등과 함께 중국, 홍콩, 마카오를 중심으로 다이공을 집중 단속하고 있다. 또 지난달 23일 등촌동에 위치한 본사 사옥에서 '중국 스마트대리상 전략 회의'를 열고, 중국의 주요 거점 15개성에서 온 현지 대리상 29개 업체와 직접 계약도 맺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메디힐은 현지 유통망, 재무건전성, 물류창고 보유 현황등 약 2개월간의 현지 실사를 거친 대리상들에 한해 자사 제품을 유통하게 됐다. 메디힐 제품 유통을 희망하는 바이어들이 비교적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었던 과거에 비해 바이어 관리가 엄격해진 것. 메디힐은 본사와 대리상간 상호 협의 하에 지역에 맞는 토착 유통 전략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한국산 화장품(K-뷰티) 빅2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도 면세점 구매 수량 제한 정책을 강화해 브랜드 가치 수호에 나섰다. 사드 배치 이후 매출 절벽에 빠진 국내 면세채널에서는 다이공들을 중심으로 화장품에 대한 싹쓸이 판매가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브랜드 이미지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

아모레퍼시픽은 롯데ㆍ신라 등 국내 면세점 온ㆍ오프라인 채널에서 구매 제한 수량을 기존보다 최대 75%까지 축소했다. 오프라인 면세점은 지난 1일부터 '동일 브랜드 최대 10개(세트 구매 시 5개ㆍ쿠션류 호수별 최대 10개)' 구매 제한을 둔 설화수ㆍ라네즈ㆍ헤라ㆍ아이오페ㆍ아모레퍼시픽의 경우 브랜드별로 최대 5개까지 구매가 가능해졌다. 구매한도가 절반가량으로 줄어든 것이다. 종전까지 구매 제한이 없던 프리메라ㆍ마몽드ㆍ리리코스는 '브랜드별' 최대 10개라는 규정이 새로 생겼다.

온라인 기준은 더욱 강화됐다. 기존에는 '브랜드별 최대 20개'까지 구매가 가능했지만, 이번 규제 강화로 설화수ㆍ라네즈ㆍ헤라ㆍ아이오페ㆍ아모레퍼시픽의 구매 가능 수량은 브랜드별 최대 5개로, 기존보다 최대 75%까지 감소했다.

LG생활건강도 지난달부터 럭셔리 브랜드 후ㆍ공진향ㆍ인양 3종 등 세트제품 6개와, 숨ㆍ워터풀 3종 등 세트 제품 2개 상품에 대해 '최대 5개'까지 구매할 수 있도록 정책을 강화했다. 10개까지 구매 가능했던 기존 정책 대비 절반으로 수량이 줄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