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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검 삼국지]①文대통령이 러시아에서 받은 '조선의 검' 정체는…'환도'

최종수정 2017.09.08 12:42 기사입력 2017.09.08 11:45

문재인 대통령이 6일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푸틴 대통령이 선물한 조선시대 검을 보며 웃고 있다(사진=아시아경제DB)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치고 검을 한 자루 선물로 받았다. 푸틴 대통령은 문 대통령에게 검을 전달하면서 이 검이 '조선의 검'이라고 이야기했다 한다. 말마따나 사진을 통해 공개된 조선의 검은 살짝 곡면을 지닌 선을 가진, 조선 전통의 환도(環刀) 모습이었다.

검의 정확한 출처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러시아 정부가 밝힌 내용에 이 검은 19세기 조선에서 만들어진 검으로 1950년대 미국인에 의해서 미국으로 반출됐다가 러시아인이 다시 그 미국인으로부터 사들인 것을 러시아 정부가 확보했던 것이라고 한다. 칼의 짧은 길이로 봐서 조선 후기 의장품이나 장식용으로 만들던 50cm 이하의 작은 환도로 추정된다.

조선시대 환도의 모습(사진=위키피디아)

구한말에는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총기가 보편화 돼있었고 칼의 활용도가 크게 떨어져있었기 때문에 주로 장식용으로 제작된 작은 칼이 많이 발견되지만 임진왜란, 병자호란 전후까지는 실전용으로 만든 큰 환도들이 많았다. 이런 조선 환도의 주요 특징은 몽골이나 여진족 등 유목민들이 주로 쓰던 크게 휘어진 칼인 '만곡도(蠻曲刀)'와 중국에서 주로 쓰던 직선형 검의 중간형태를 가진다는 점이다.

조선의 검은 예로부터 곡선이 자연스럽고 마지막 칼날만 살짝 위로 올라가는, 이른바 '버선코형'으로 유명했다. 길고 날카로운 일본도나 완전 직선형인 중국도, 몽골의 만곡도와 다른 고유의 미학이 반영된 것으로 생각된다. 크기 자체는 일본도에 비해 그리 크지 않은데, 주로 양손으로 사용되는 일본도와 달리 방패를 함께 패용해서 들던 한손 검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사용하는 용도에 따라 아주 크게 제작하는 검도 있었다고 한다.

동래성에서 출토된 다양한 크기의 환도(사진=위키피디아)

일반적인 병사들에게 보급되는 검은 보병용은 약 70~80cm, 기병용은 65~70cm 사이의 길이였다고 한다. 조선시대 병사들은 검도 활용하지만 활이 일단 주무기로 활용이 많이 됐기 때문에 활 2자루 정도와 화살통, 갑옷과 방패를 착용한 상황에서 들어야하는 환도는 너무 크거나 무거워서는 안됐다. 그래서 완전무장을 한 채로 300보 이상을 달려가는 병사들은 직업군인인 갑사(甲士)로 채용할 정도였다고 한다.
임경업 장군이 사용하던 환도인 추련도 전시모습(사진=경기문화재단)

이런 환도의 장점은 단단한 검이었다는데 있다. 조선시대 실전용 검으로서의 환도는 주로 군사적으로 충돌할 일이 많았던 왜구(倭寇)들이 쓰던 일본도에 대항하기 위한 무기로 제작되다보니 절삭력이 우수한 대신 가늘고 부러지기 쉬운 일본도에 비해 단단하게 제작됐다. 곡면이 별로 없고 단순한 형태로 여러번 두들겨 만든 환도를 만나면 일본도는 잘 부러졌다고 한다. 또한 전 근대시대 일본에서는 우수한 철광석이 많은 한반도와 달리 모래가 섞인 사철(沙鐵)을 칼 제작에 많이 쓰다보니 강도 면에서는 조선 환도에 비해 꽤 취약한 편이었다고 한다.

해외 어느 명검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훌륭한 환도지만 국내 현존 유물이 300여점 밖에 없을 정도로 희귀한 유물이 됐다. 1907년, 일제에 의해 자행된 강제 군대해산 이후 각 군영의 환도 대부분을 일본군이 압수해 일단 상당수가 국권피탈 이전에 유실됐으며 이후 일제강점기에 민간에 남아있던 왕실의 하사품이나 명검들도 일본인들이 대거 입수해 사라진데다 일제 패망 이후에도 6.25 전쟁 등 혼란을 겪으면서 국외 반출된 검은 헤아릴 수도 없이 많다. 이번에 반환된 검 역시 이런 근대사의 아픔을 겪은 문화재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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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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