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최순실 측 이경재 변호사와 결별…독자노선 계속

이경재 변호사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61)씨와 딸 정유라(21)씨의 변호를 함께 맡아왔던 이경재 변호사(68·사법연수원 4기)가 더 이상 정씨를 변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정씨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공판에 출석해 돌발 발언을 내뱉고 변호인의 연락도 받지 않는 등 최씨 측과 갈라서 독자 노선을 걷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 변호사는 7일 서울중앙지검에 정씨의 변호를 맡지 않는다는 내용의 사임계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최씨를 변호해온 이 변호사는 정씨가 지난 5월 말 귀국한 이후 두 사람을 함께 변호해왔다.

그러나 정씨가 지난 7월 최씨 측과 상의 없이 이 부회장 등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특검 측에 유리한 증언을 하면서 정씨와 최씨의 사이가 갈라지기 시작했다.

정씨는 박영수 특별검사팀 측의 도움을 받아 집을 나선 뒤 이 부회장 재판에 출석했고, 정씨는 이 과정에서 최씨 측 변호인단의 불출석하라는 조언도 거부했다.

이에 이 변호사는 정씨의 증인 출석을 놓고 특검 측의 강요나 회유가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정씨는 법정에서 자신의 독자적인 판단에 따른 출석이라고 밝혔다.

정씨의 증인 출석으로 신뢰가 깨졌기 때문에 정씨와 변호인단이 결별 수순을 밟게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최씨 측 오태희 변호사는 당시 "정씨의 행동은 살모사와 같은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특히 최씨와 함께 재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측이 정씨를 증인으로 신청하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 변호사가 정씨를 함께 변호하는 상황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현재 정씨를 '말 세탁'을 한 혐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와 이화여대 부정 입학 및 학사 비리(업무방해), 청담고 허위 출결 처리(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수사 중이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