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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수다] ‘잔치’ 와 ‘국수’

최종수정 2017.09.13 08:30 기사입력 2017.09.13 08:30

‘잔치’ 와 ‘국수’

후루룩, 후루룩~

입맛이 없을 때, 한 그릇 간단히 먹고 싶을 때 생각나는 ‘국수’는 간단해서, 또 가벼워서 야식으로도 많이 먹게 되는 음식이다. 특히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따끈한 국물이 생각나면서 국수 중에서도 ‘잔치국수’가 떠오른다.

여러 가지 국수 중에서도 소면에 여러 가지 고명을 올리고 진한 멸치 국물이나 고기 육수를 부은 온면을 ‘국수장국’이라고 해야 하지만 ‘잔치국수’에 더 익숙하다.

‘잔치’와 ‘국수’에 특별한 연관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국수는 돌잔치, 생일, 회갑잔치뿐 아니라 결혼과 제례 등에서 빠지지 않는 음식이었다. 잔칫날 국수를 함께 나누어 먹으며 함께 기뻐하고 경사스러워했으며 제례에는 추모의 의미를 함께 하며 국수로 손님을 접대하는 풍속이 생겨나면서 ‘잔치국수’라는 음식명이 생겨났다.

흔한 이야기로 결혼 적령기를 앞둔 남녀들에게 ‘국수 언제 먹여줘?’라고 묻는 건 ‘결혼 언제해?’라는 의미였다. 결혼식뿐 아니라 돌상에는 ‘돌잡이’라고 하여 국수를 올려 아이가 국수를 집으면 건강하고 장수를 한다는 의미로 국수를 집기를 기원했다. 그리고 61세의 생일인 ‘회갑’에도 주인공 앞에 국수장국상을 차려 장수를 기원했던 특별한 의미가 있는 국수였다.
그러나 요즘 ‘잔치국수’는 온면을 뜻하는 간단한 면 요리쯤으로만 여긴다. 평균 수명이 늘어서 일까? 우리의 일생의례에서 ‘국수’의 길쭉한 모양처럼 수명이 길기를 기원하는 일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게 되었고 특별한 잔치에도 국수를 맛볼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더구나 이웃나라들의 다양한 국수에 그 자리를 내어 주며 우리나라 국수에 대한 대접이 더 소홀해진 것 같다. 국수가 주는 의미는 달라졌지만 국수를 먹을 때는 왠지 기원이 담겨 있는 음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끓는 물에 잘 삶아진 쫄깃쫄깃한 국수에 채소나 김치를 넣어 비빔국수로, 진한 멸치 국물을 부은 국수장국으로, 소박하지만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국수 한 그릇에 특별한 기원을 담아 만들어 본다.

글=요리연구가 이미경 (http://blog.naver.com/poutian), 사진=네츄르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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