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은 지난주 사우디 Bahri로부터 80K급 캄사르막스급 벌크선 4척을 수주했다. 선가는 척당 30만 달러로 80K급 벌크선의 신조선가 인덱스 24.5만달러보다 22.4% 높은 수준이다. 해운업계의 환경 및 안전분야 규제가 점점 강화되면서 그동안 중국 조선업이 독식해오던 벌크선 분야의 수주 기회가 한국 조선소로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20년부터 선박 연료의 변화를 가져오는 SOx규제가 시작되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의 벌크선 교체수요가 한국으로 집중될 것"이라며 "현대미포조선을 비롯한 한국의 중소 조선소들이 선박 교체수요의 거의 대부분을 가져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현대미포조선이 벌크선 건조량을 늘릴수록 도크의 효율성은 높아진다. 한국 조선업에게 벌크선은 건조 기간이 가장 짧은 선박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주력선박인 MR탱커와 LPG선 중심의 건조일정에서 일시적으로 발생되는 도크의 여유 공간을 건조기간이 짧은 벌크선으로 채우게 되면 도크는 최적화된 상태에서 선박을 건조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현대미포조선의 선박 건조마진을 더욱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게다가 현대미포조선을 비롯한 한국 조선업이 벌크선 수주를 늘릴수록 중국 조선업에게는 직접적인 타격이 된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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