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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북정책에도 '트럼프'는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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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화 모습. 사진=청와대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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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락가락 트윗팅과 말 폭탄이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도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도발을 전후로 격랑에 휩싸인 한반도의 위기 해결을 위해 동맹국인 한국을 도우려 하기보다 압박하는 모양새가 되고 있어서다.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이 유화책에 치우쳤다고 비난하거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폐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것이 대표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인 지난 3일(현지시간) 튀위터에 "내가 한국에 말했듯 한국은 북한에 대한 유화적 발언이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알아가고 있다"면서 "한국은 그저 하나만 안다"고 썼다. 문재인 정부의 대화 기조를 정면으로 비판한 셈이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한국은 동족상잔의 전쟁을 직접 체함한 국가"라면서 "동맹국들과 평화를 통한 한반도의 비핵화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맞받았다. 전쟁을 억제해야 할 한국의 입장으로선 당연한 반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선 지난 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여부를 다음주 참모들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정가에서 "지금 한국과 무역전쟁을 할 때냐"라는 비난이 터져나왔다.

지난달 7일에도 그는 문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궁금해서 물어보는데 북한과 대화를 시도해봤냐"라고 물었다. 대화에 대한 불만이 담긴 말이지만 핵심은 '미국도 모르는 북한과의 대화가 있었느냐'는 느낌의 질문이었다. 한국 정부에 대한 불신의 느낌이 강하다. 마치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은 잘못됐으니 고쳐라'라는 지적으로 읽히는 부분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들에 대해 미국 언론과 정치권에서 비난이 쏟아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3일(현지시간) 사설에서 "북한이 6차 핵실험을 단행하고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정부를 비난하고 한·미 FTA 폐기를 거론해 김정은에게 선물을 안겨줬다"고 비꼬았다.

트로이 스탠가론 한미경제연구소(KEI) 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가 일방적으로 한·미 FTA를 폐기한다면 한국은 미국을 파트너로 인식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적국보다 동맹국을 더 나쁘게 취급하고 있는 듯하다"고 비난했다.

뉴욕타임즈(NYT)는 "한국 정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은 한·미 FTA를 둘러싼 논쟁에 대한 불만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전임자들과 달리 무역과 안보 이슈를 연결함으로써 스스로를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제프 플레이크 상원 외교위원(공화)은 "(트럼프의 발언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적당하지 않다"면서 "한국이 직면한 상황을 감안할 때 특히 걱정스럽다"고 개탄했다. 아담 스키프 하원 정보위 간사(민주)는 "우리는 한국과 손을 잡고 협력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국과의 분열을 보여주는 것은 말이 안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들이 대북정책의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 기조가 대화와 제재 병행이지만 실제로는 쭉 제재 국면이었다"면서 "한국은 지난 수십년 간 '전략적 인내'를 유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머릿 속에 한국 정부에 대한 편견이 자리잡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트나 발언은 미국의 결정되거나 추진하는 정책과 차이가 크다. 트위트나 발언에 좌지우지 안됐으면 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보다 좀 더 이성적인 틸러슨이나 매티스 등과 소통하는데 집중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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