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시설 불가능한 지역에 불법건축, 안전시설 없이 영업해온 718곳 적발
정부합동 부패예방감시단은 지난 6~7월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지방자치단체 감사실과 합동으로 농어촌민박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펜션, 민박 운영 실태를 점검한 결과, 2180개 농어촌민박 가운데 32.9%(718개)에서 위반사항을 적발했다고 30일 밝혔다.
농어촌민박은 농어촌정비법에 따라 지역주민이 거주하는 단독 주택을 이용해 숙박·취사·조식 등을 제공하는 사업을 말한다. 일반 숙박시설과 달리 토지이용사항에 제한 없이 대부분 지역에서 건축이 가능하다. 또 비상경보설비·스프링클러·피난설비 등 없이 수동식소화기·단독경보형감지기만 설치하면 된다.
관광펜션은 관광진흥법에 따라 농어촌민박이나 숙박시설을 운영하는 사람이 자연·문화 체험관광에 적합한 시설을 갖춰 관광객에게 이용하게 하는 업종이다. 관광펜션으로 지정되면 문체부에서 시설자금으로 150억원까지 관광진흥기금을 지원 받을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관광펜션은 401개이며, 이 가운데 농어촌민박 형태가 182개다.
경기도 강화의 B펜션은 2011년 숙박시설이 들어설 수 없는 교육환경보호구역에 유람선 형태의 주상복합건축물, 풍차 형태의 다가구주택을 건축한 후 농어촌민박으로 신고했다. 이후 소매점·사무실 용도인 공간을 객실 12실로 바꾸고, 풍차 형태 다가구주택 16개동을 건축해 신고도 하지 않고 영업을 해왔다. 소방·위생 시설도 설치되지 않았다.
강원도 홍천의 C펜션 업주는 2015년 농어촌민박으로 신고한 지 13일 만에 주민등록을 자신의 이전 주소지인 서울 여의도동으로 다시 이전하고 실제 펜션에는 거주하지 않았다. 이 업주는 대한민국과 미국 이중국적자로 실제로는 미국에 살았다. 이 때문에 농어촌민박 운영 자격을 상실했지만, 지금까지 영업을 지속했다. 이곳에서도 무단 용도변경을 통해 미신고 숙박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이들 펜션 업주들에 대해 시정명령, 이행강제금 부과 등 행정조치 및 형사고발하기로 했다. 관할 지자체 담당공무원에 대해서는 지도·점검 소홀 등을 이유로 징계를 요구했다.
부패예방감시단 관계자는 "농어촌민박을 가장한 외지인의 불법 펜션 운영은 농어촌 소득증대라는 제도의 취지를 훼손하고 선량한 소규모 민박 운영 농어민들에게 피해를 준다"면서 "불법 객실과 물놀이시설에서 휴양객들이 사고 위험에 노출되는 한편 개발제한구역, 상수원보호구역의 난개발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2014년 담양 불법 펜션 화재사고, 2015년 강화 불법 캠핑펜션 화재사고 등이 잇따랐다. 최근 논란이 된 충북 제천의 '누드 펜션'도 외지인이 주택 용도로 신축한 뒤 농어촌민박으로 신고해 운영하다 2011년 폐업했지만 그 이후에도 계속 영업을 해오다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정부는 농어촌민박 사업을 실시간을 관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소방서, 지자체 등이 분기마다 집중 점검을 벌이기로 했다. 농어촌민박 신고요건을 전입 후 2년 이상 실제 거주자로 강화하는 동시에 농어촌민박 표시를 의무화 할 계획이다. 농어촌민박 신고시 현장실사를 의무화 하고, 관광진흥기금 지원도 제한하기로 했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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