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괴기스러운 이야기를 만든 이는 메리 셸리다. 1818년이었다. 19세기 초에 여류 작가가 프랑켄슈타인을 집필한 배경을 알기 위해서는 출생부터 들여다봐야 한다. 그는 220년 전 오늘인 1797년 8월30일 영국에서 태어났다. 눈길을 끄는 것은 메리 셸리의 어머니가 '여성의 권리 옹호'를 썼으며 최초의 페미니스트로 꼽히는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라는 점이다. 울스턴크래프트는 메리 셸리가 어렸을 때 사망했기 때문에 그가 직접적으로 어머니의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인 윌리엄 고드윈은 남녀가 평등하다는 데 동의하고 울스턴크래프트와 결혼한 자유주의 정치 철학자이자 아나키스트였다. 여성은 남성의 소유물로 여겨졌고 정치적, 경제적 권리도 없는 시대에 메리 셸리가 당시로서는 급진적인 사상을 가질 수 있었던 바탕에는 이런 아버지의 지원이 있었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탄생한 프랑켄슈타인에 메리 셸리가 담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소설 속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만든 괴물은 여성을 배제하고 있는 사회를 빗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저명한 영국 학자 허버트 스펜서가 "오직 하나의 부모로서 아버지만 존재한다"고 주장한 데 대한 반론인 셈이었다. 메리 셸리는 여성의 존재를 지우고 후손을 만들어내는 남성들의 가부장적 욕망이 빚어낸 끔찍한 결과를 소설로 그렸다. 그의 탄생 220주년을 맞아, 프랑켄슈타인이 전하는 메시지를 다시 생각해본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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