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전시상황에 우리 군과 혼동을 줄 수 있는 위장술을 각 전력에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육군 침투전력은 물론 공중전력까지 우리 군과 비슷한 겉모습으로 위장하고 있어 전시상황 아군간에 혼란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8일 군 관계자는 "북한의 '선군절'을 맞아 백령도와 대연평도 점령을 위한 특수부대 가상훈련에서 북한군이 착용한 복장은 우리 군과 유사해 눈여겨 볼 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군당국은 우리 군의 디지털 군복원단이 중국을 통해 북한에 흘러 들어간다는 정황이 포착하기도 했다. 정보당국은 한국과 거래하는 조선족 보따리상들이 우리군에 보급된 최신 디지털 무늬의 신형 군복과 수통, 군용 삽 등 장비 샘플을 가져와 광저우 등지에서 대량 생산해 북한으로 수출하고 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미 정찰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H-500헬기의 색깔을 우리 군의 정찰헬기 500MD색깔과 똑같이 바꾸고 있다. 전시상황에 아군과 적군을 혼동시키기 위한 것이다. 북한은 80여대의 H-500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 헬기 동체를 우리 군이 보유하고 있는 국방색과 유사한 색으로 도색해 전방에 배치했다. 북한은 1980년대 초 독일에서 민용 H-500를 도입해 군용으로 개조해 운용하고 있다. 민용 H-500은 우리 군의 500MD와 유사한 기종이다. 북한이 지난해 7월 대규모 열병식때 처음 공개한 H-500은 부품수급 등을 고려해 비행회수를 최대한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기 퇴역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북한의 H-500은 정찰목적으로 전시에 우리 영토를 침범하더라도 육안으로 식별하기가 힘들다. H-500은 우리군의 500MD보다 배기구가 1개가 적고 동체 앞부분이 뾰족하게 튀어나왔다는 점 외에는 차이점이 없다.
특히 북한은 H-500에 휴대용 위성항법장치(GPS) 전파교란장치를 장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H-500이 전시상황에 교란전파를 쏘며 우리 영토를 침범하면 전방지역에서 마주친 우리 군의 500MD는 방향을 잃는 등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 500MD는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KT-1과 마찬가지로 상용GPS를 장착하고 있어 GPS 전파교란 능력이 부족하다. 북한은 현재 10여종류의 GPS교란장치를 보유하고 있으며 100km이상 전파교란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우리 군은 파악하고 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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