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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페미니스트 작가 리베카 솔닛 "성차별 해소는 모두를 위한 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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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걷기의 인문학' 등 출간 기념 방한

美 페미니스트 작가 리베카 솔닛이 25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린 방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반비

美 페미니스트 작가 리베카 솔닛이 25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린 방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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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우리의 수가 계속 늘어나면 힘이 세질 겁니다. 제가 젊은 시절에는 페미니즘 자체가 여성들이 추구할 것으로만 여겨졌어요. 하지만 성차별주의는 남성의 문제이기도 하고 그들이 해온 노력도 인정해야 합니다. 결국 성차별 해소는 모두를 위한 해방인 셈이죠."

'맨스플레인(man+explain)'이란 단어로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 미국의 페미니스트 작가 리베카 솔닛(56)이 페미니즘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2015년 국내 출간된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로 국내 페미니즘 도서 바람을 일으킨 그가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창비)', '어둠 속의 희망(창비·개정신간)', 걷기의 인문학(반비)' 등 신간 발간을 기념해 한국을 찾았다.
솔닛은 25일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사옥에서 열린 방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역사를 긴 호흡 속에서 바라보면 우리는 승리하는 중"이라고 한국의 여성들을 격려했다. 지난해 5월 강남역 화장실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등 한국에서 여성 혐오 범죄가 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미국에서도 비슷하게 벌어지는 일이라 낯설지 않다"면서 그 대응책으로 "사안을 정확하게 규정하고 올바른 이름을 붙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을 가시적으로 드러내고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임을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솔닛은 여전히 여성 혐오와 차별이 존재하는 현실에 대해 "수천 년간 계속된 여성차별 문제를 불과 50년 사이에 완벽하게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쉽게 좌절해서는 안 된다"면서 "긴 시간을 놓고 큰 그림을 볼 때 분명히 긍정적인 성취나 변화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젊은 페미니스트들이 새로운 언어와 도구를 가지고 있을 뿐 과거 세대와 다르지 않다"고 했다. 솔닛은 "인도 버스 집단 강간, 미국 대학 캠퍼스 내 강간 등의 사건에 대해 젊은 여성들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한다"면서 "이들은 실천방법에 있어 소셜미디어라는 새로운 언어와 도구를 가지고 전략을 구사한다"고 설명했다.

신간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는 전작을 잇는 페미니즘 에세이다. 데이트 폭력, 디지털 성범죄, 여성 혐오 살인, 여성을 배제하는 문학작품, 코미디, 역사까지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침묵을 거부하고 말하기 시작한 여자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솔닛은 2014~2017년 사이에 쓴 글을 담아 페미니즘 물결의 최신 경향을 책에 반영했다. 솔닛은 "페미니스트 혁명에서 새 시대가 도래하고 있고 젊은 페미니스트에게 기회가 열려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고 했다.
또 다른 신간 '걷기의 인문학'은 인간 행위로서의 '걷기'를 철학과 예술, 혁명의 시각으로 살펴보는 책이다. 솔닛은 걷기가 왜 인문학적 탐구의 주제가 돼야 하는지 설득력 있는 근거들을 제시한다. 역사·철학·정치·문학·예술비평 등 인문학의 전통적인 방법을 엮고 개인적 경험을 녹여내 풍부하고 유려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었다.

'어둠 속의 희망'은 솔닛의 사회운동가적 면모를 보여주는 책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1980년대부터 환경·반핵·인권운동의 현장에 직접 참여해온 경험을 철학적 사유로 녹여냈다. 그는 "'걷기의 인문학'에서는 실내에 갇히고 인터넷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시대에 대한 저항의 정신을, '어둠 속의 희망'에서는 미래의 불확실성을 인정하는 데서 오는 희망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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