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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와 혁명]③중동 쟈스민혁명도 '엘니뇨'가 일으킨 나비효과?

최종수정 2017.08.25 14:59 기사입력 2017.08.25 11:22

2011년 당시 타임지 표지에 나왔던 '아랍의 봄' 시위자들(사진=위키피디아)

북한의 '고난의 행군'시기 대기근과 함께 엘니뇨가 일으킨 대규모 사건으로는 2010년 말에 발생했던 '쟈스민혁명'이 있다. 쟈스민 혁명 이후 북아프리카와 중동 일대 독재국가들이 줄줄이 도미노로 무너진 이른바 '아랍의 봄'은 이상기후가 일으킨 대기근이 사회혁명으로 이어진 대표적 사례 중 하나다.

당시 수십년간 이어진 중동의 독재체제는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부정축재와 전횡 문제 역시 오래된 문제였지만 이처럼 한꺼번에 터져 나온 적은 없었다. 이런 사회혁명의 배후에는 식량난이 존재하고 있었으며 또한 전세계 곡물가격을 한꺼번에 끌어올린 러시아 흉작이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

2010년 여름, 러시아 전역에 폭염이 발생해 5만6000여명이 사망했다(사진=위키피디아)

2010년에 발생했던 끔찍한 기상이변 역시 슈퍼 엘니뇨 현상이 일으킨 기상이변으로 보고 있다. 그해 여름기온은 엄청나게 높았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기온이 무려 섭씨 38.2도까지 올라갔고 북반구에서 가장 추운 시베리아에 놓인 사하 공화국에서도 35.3도까지 기온이 올라갔다. 러시아 천년 역사상 최악의 재앙이라 불린 이 대폭염으로 러시아 전역에서 5만6000여명이 사망했다.

이 폭염의 여파는 곡물가 역시 엄청나게 올려버렸다. 세계의 밀창고로 불리는 러시아 남부와 우크라이나 일대의 폭염 및 가뭄으로 곡물 생산량이 급감하자 2010년 9월 곡물가격은 당장 평년의 2배로 뛰어올랐고 이는 가뜩이나 먹고 살기 힘들었던 중동 주민들을 아사상태로 몰고 갔다. 러시아가 자국 내 식량수출을 막기 시작하면서 국제 식량가격이 급등했고, 여기에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 달러를 찍어내면서 달러화 약세가 겹치면서 역시 곡물가 상승을 유도했다.

1970년대 이후 국제곡물가격 변동 그래프. 2010년을 전후로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농촌경제연구원)

사회 복지체제가 미비하고 양극화 현상에 불만이 높던 아랍권 주민들은 일시에 들고 일어났다. 2010년 12월18일 시위가 일어난 튀니지는 2011년 1월 정부가 타도됐고, 뒤이어 옆나라인 알제리, 리비아, 요르단, 수단,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시리아 등 전 중동으로 혁명의 열기가 퍼져나갔다.
사실 기상이변에 따른 대기근이 민중혁명으로 이어진 것은 역사 속에서 자주 있었던 일이었다. 보통 민중혁명의 대명사로 알려진 1789년 발생한 프랑스 대혁명도 소빙기현상에 따른 기상이변이 주요 원인으로 손꼽힌다. 7월14일 한여름에 발생한 당시 한낮기온은 고작 영상 7도였다. 1912년 중국의 신해혁명이나 1917년, 러시아의 공산혁명 역시 기상이변과 대기근, 사회불안에 따라 수백년간 독재체제를 견뎌냈던 민중이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지경까지 처하면서 발생했다. 앞으로 지구온난화의 심화로 기상이변이 더욱 속출되고 이에따라 안정적 농업생산량이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특히 사회구조가 취약한 독재국가, 후진국가들의 사회불안이 더욱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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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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