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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와 혁명]①미국 핵항모보다 '엘니뇨'가 더 무서운 북한 정권

최종수정 2017.08.25 15:07 기사입력 2017.08.25 11:21

북한의 농장 모습(사진=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정권의 핵개발 문제로 전 세계가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속에서 한반도에 또 한번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북한 내부에서는 미국과의 전쟁보다는 장기간 지속되는 '가뭄'이 정권 붕괴의 주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공포심이 더 커지고 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들에 따르면 북한이 올해 심각한 가뭄으로 기근에 시달리면서 군인들조차 충분히 식량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식량농업기구(UNFAO)의 지난달 보고서에도 북한의 전반기 곡물 생산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사진=아시아경제DB)

이것은 지난 5월부터 진행된 살인적인 가뭄의 여파와 함께 유엔의 경제제재가 강화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아일랜드가 인도적인 지원으로 올해 600만달러의 가뭄피해 구호 지원에 나서기도 했으나 김정은 정권의 핵도발이 심화돼 경제제재가 강화되면서 이러한 지원도 힘들어진 상황이다. 북한 내부에서는 이런 제재가 장기화 될 경우, 지난 1995년 있었던 '고난의 행군'과 같이 수백만명이 아사하는 대재앙이 재현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북한 가뭄의 주요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지구온난화와 이로인해 심해지고 있는 엘니뇨(El Nino) 현상이다. 원래 엘니뇨란 남아메리카 페루 및 에콰도르의 서부 열대 해상에서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으로 주로 크리스마스 전후에 나타났기 때문에 아기예수를 뜻하는 스페인어 엘니뇨라 이름이 붙었다.

엘니뇨 발생지역과 주로 여파가 미치는 지역들(사진=아시아경제DB)

좀더 광범위하게 살펴보면, 해수면 온도의 급격한 상승으로 기상이변이 발생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특히 한반도 주변 수역은 지난 100년간 수온이 섭씨 3도 이상 올라 지구 평균인 0.5도에 비해 6배나 오른 상태다. 이로 인해 봄과 가을이 짧아지고 여름이 길어지면서 전반적인 기온 상승을 불러일으켰으며, 올해는 특히 시베리아 일대를 돌며 한랭기단의 남하를 막던 제트기류가 한반도 북부 일대까지 내려오면서 기상 이변이 속출했다.
제트기류가 남하하기 시작하면 가장 큰 문제는 주로 성층권에 위치한 찬 기단과 지열에 달궈져 올라오는 더운 기단 사이를 제트기류가 갈라놓으면서 강수량을 줄인다는 것에 있다. 이것이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일대를 뒤덮는 초여름까지 지속되다가 장마전선이 구축되면 제트기류가 북쪽으로 다시 밀리면서 그동안 쌓여있던 기단들이 한꺼번에 만나 일부 지역에 집중 호우를 내리게 된다. 비가 골고루 오지 못하고 일부 지역은 홍수가 나며 일부 지역은 가뭄이 더 심화되는 것.

이런 상황에서 북한과 같이 영농기술과 수리시설이 미비한 전 근대적 농업이 지속되는 국가들은 식량난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또한 식량난이 장기화되면 결국 독재체제의 붕괴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향후 북한정권의 움직임도 주목되고 있다. 경제제재를 버틸 근간이 점차 약화되면 북한이 강경하게 핵개발 정책을 밀고가기 어려울 것이고 협상테이블로 스스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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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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