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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A글로벌리포트]빛바랜 한중수교 25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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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경 한국무역협회 상해지부 차장

박선경 한국무역협회 상해지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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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이달 24일로 한국과 중국의 수교가 25년째를 맞이했다. 지난 25년간 한중관계의 비약적인 발전은 양국 교역액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다. 92년 64억 달러였던 한국의 대중수출입 규모는 지난해에는 2114억 달러로 약 33배 늘어났다. 양국간의 인적교류도 급증했다. 수교 당시 방한 중국인 수는 전체 방한 외국인의 약 2.7%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 여행객은 804만명에 달해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한중수교 25주년이라지만 재중 한국기업과 교민들의 맘은 상당히 무겁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사태 이후 냉랭한 한중관계에 수교 25주년이 전환점이 돼 주지 않을까 하던 기대도 무산된 탓이다. 지난 수교 20주년 행사가 한중 양국 정부 공동으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성대하게 치러지고 시진핑(習近平) 당시 국가부주석이 참석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 25주년 행사는 양국 정부가 별도로 조용하게 치루는 모양새다.
사드사태는 많은 이들이 예상했던 것 보다 더 길고 전면적인 여파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몇 년간 무역협회와 공동으로 사업을 진행해 오던 한 중국 기업에서는 심지어 이번 달 초 한국기업 담당 부서가 폐지됐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지역별 업무분장이 아닌 기능별 업무분장이 조직 변화의 이유라지만, 사드사태로 인한 결과라는 우려를 떨쳐버릴 수가 없다. 사드가 한국 상품 배척과 한국 기업 괴롭히기에서 나아가 중국 기업의 조직구조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단계에까지 이른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한령(限韓令)으로 자취를 감추었던 한국 콘텐츠들이 되돌아 올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과 냉각기가 시작된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요 인터넷동영상플랫폼에는 한국 드라마들이 거의 등장하지 않았다. 그런데 중국 동영상공유사이트 '유쿠'와 아이치이 등에 최근 한국의 신작들이 조용히 올라오고 있다.

국내 게임업체가 개발해 전 세계 8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PC 게임 '배틀그라운드'도 게임 내 중국유저 비중이 24%로 가장 많은 사용자수를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 텐센트에서 인수와 투자의 러브콜까지 연이어 보내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7월까지 한국의 대중국 화장품 수출도 전년동기 대비 14.6% 증가했다. 요우커들의 한국행이 어려워지면서 보따리상들의 한국행이 늘고 국내 면세점에서의 1인당 화장품 구매량도 급격히 증가했다는 보도가 나온다. 한중 정부간 갈등이나 보복조치에도 불구하고 결국 경쟁력이 있고 필요로 하는 우리 상품들은 중국 소비자들이 능동적으로 찾아 나선다는 이야기다.
그동안 한류를 타고 지나치게 승승장구했던 우리 기업과 제품들이 한류 이전의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한 번 경쟁력을 다질 필요가 있다. 중국 소비자들의 높아진 기준과 눈높이에 맞춘 영유아, 건강 및 의료, 식품, 생활 가전 등의 소비재 분야에서 더 많은 제품과 서비스를 계속해서 내놔야 한다. 그것도 빠른 시간 안에 변화와 혁신을 보여줘야 한다. 2012년 9월 중일 국교정상화가 40주년을 맞았을 때 양국관계는 센카쿠 열도 사태로 최악으로 치달았다.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계속됐고, 일본계 자동차의 중국 내 판매량은 반토막이 났다.

그러나 일본 업체들은 기술력, 서비스 업그레이드,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중국 시장에서 버텨냈고, 도요타ㆍ혼다 등 6대 자동차 회사의 중국내 신차 판매는 작년 최초로 400만대를 돌파했다. 우리가 멀리 보고 체질개선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중국은 우리가 이대로 돌아서기에는 너무 가깝고도 큰 시장이다.

박선경 한국무역협회 상해지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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