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북한의 '포위사격' 위협 이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괌에서 '미국령'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23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괌 시내 중심가에서는 최근 미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잇달아 시위를 열며 이에 대한 주민투표를 요구하고 나섰다.
미국령인 괌에는 미군기지가 설치돼 있어 그동안 미군의 아시아 전략에 주요 거점 역할을 해왔지만 이 때문에 직접적인 위협에도 노출돼왔다. 특히 최근 북한이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통해 괌 포위사격을 경고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미사일 발사 경로와 관련 영상을 잇달아 공개하자 불만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괌 주민들은 미국령임에도 불구하고 대선 및 연방의원 선거권이 없는 점과 괌 의원들이 미 의회에서 입법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것에 큰 불만을 가져왔다. 괌 주민들의 입장이 워싱턴에 닿지 못하는 상황에서 북한 위협에만 노출되는 상황을 더 이상 견디기 어렵다는 것이다.
괌 대학의 강사로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케네스 쿠퍼는 "북한이 실제로 공격할 생각은 없어 보이지만 중요한 것은 왜 우리가 표적이 되고 있냐는 것"이라며 "독립을 포함해 미국의 군사적 짐을 짊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괌 방송국의 진행자인 크리스탈 파코는 "괌은 우리가 선택하지 않은 대통령에 명운이 붙들려있다"며 "이번 (북한의 위협) 건이 미국과의 관계를 되돌아보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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