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 중인 미국이 무역협정의 핵심인 투자자 국가분쟁해결제도(Investor State Dispute Settlement·ISDS) 철회를 검토하고 있다. 무역협정이나 투자보장협정에 꼭 포함되는 ISDS가 오히려 미국에 손해가 된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미국 기업들조차도 이 부분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 무역대표부(USTR)는 나프타 ISDS에서 아예 빠지거나 새로운 ISDS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ISDS는 특정 국가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자가 억울한 일을 당했을 경우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국제 중재의 한 형태다. 국내 법원 제도의 대안으로 작동하는데, 투자하는 국가의 비합리적인 법에 외국인 투자자가 억울하게 당하지 않기 위해 만든 제도다. 보수적인 미국의 기업과 무역 전문가들은 해외 투자자들이 미국의 법과 규제를 우회할 수 있게 한다며 ISDS를 비판해 왔다.
문제는 미국이 ISDS 시스템을 채택하지 않을 경우 캐나다와 멕시코 기업은 미국에 투자했다 불합리한 일을 겪더라도 미국 법원 시스템만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이 ISDS를 탈퇴하더라도 미국 기업이 캐나다와 멕시코의 ISDS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정작 미국 산업계는 ISDS 시스템이 역으로 미국 기업들에게 필요한 제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미국이 ISDS에서 빠지면 타 국가들도 이 제도를 유지할 이유가 없고, 그렇게 되면 미국 기업 역시 타 국가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당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미국의 수출 업체를 대표하는 조직 NFTC는 이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서한을 정부에 보냈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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