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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속도전쟁]②지구에서 가장 빠른 물체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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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램제트 엔진 이용한 극초음속 비행기는 마하 10 이상 가능

인간이 개발한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물체는 무엇일까. 정답은 비행기다. 비행기는 음속을 벗어난 속도로 지금까지 지구 곳곳을 정찰해왔다.

◆총알보다 빠른 SR-71 블랙버드
1965년 미국이 개발한 SR-71 블랙버드는 사상 최초로 마하 3을 돌파한 초음속 정찰기다.

SR-71 블랙버드는 미국이 소련의 핵심 시설을 엿보려고 1950년대 중반 개발한 U-2 정찰기가 1960년 소련의 미사일에 격추된 이후 개발됐다.

SR-71 블랙버드/사진=위키피디아

SR-71 블랙버드/사진=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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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SR-71 블랙버드는 4000번 이상 미사일 공격을 속도만으로 따돌렸으며, 일본 오키나와 기지에 배치돼 러시아와 북한의 영공도 수시로 들락거린 것으로 유명하다.

1968년 1월 미국 해군의 정보수집함인 푸에블로호가 북한군에 나포된 사건을 가장 먼저 확인한 것도 SR-71이었다. 이 정찰기의 속도는 마하 3.3(초속 1122m)으로 총알보다 빠르다. 총알의 속도는 보통 마하 2.7에서 2.8이다.

냉전이 한창이던 1966년에 미 공군에 배치된 SR-71은 1998년 시간당 2만5000달러에 달하는 운영유지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퇴역했다. 이때까지 제작 대수는 모두 32대였다.

◆총알보다 두 배 이상 빠른 SR-72

미국은 SR-71의 후속 모델로 총알보다 두 배 이상 빠른 마하 6 이상의 극초음속 전략정찰기 SR-72를 개발하고 있다.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 F-35 라이트닝2 등을 개발한 록히드마틴은 미 공군 및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과 함께 2000년대 초부터 SR-72 공동개발을 해왔다. 오는 2030년까지 실전 배치를 목표로 20년 가까이 개발을 추진해온 것이다.

SR-71 블랙버드처럼 터보엔진을 장착한 정찰기는 통상 마하 3 정도까지만 가속할 수 있다. 마하 5 이상의 속도가 필요한 극초음속기에는 스크램제트 엔진이 필요하다. 이 엔진은 마하 4 이상에서만 작동된다.

이론적으로 마하 15(시속 1만8000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알려진 스크램제트 엔진은 쉽게 말하면 기존의 로켓 엔진에서 산소통을 없앤 것이다.

B-52 폭격기에서 공중 발사된 X-43A/사진=위키피디아

B-52 폭격기에서 공중 발사된 X-43A/사진=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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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4년 이 엔진을 사용한 연구용 무인 항공기 'X-43A'가 무려 마하 9.8이라는 속도에 도달하고 태평양 바다로 떨어지며 신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마하 10에 이르는 속도에 도달했던 스크램제트 엔진은 미사일이나 인공위성 발사에 사용되는 고체 추진제 로켓엔진이나 혼합 액체 추진제 로켓엔진과 다르게 산소를 산화제로 사용한다.

깔대기 모양의 스크램제트 엔진의 입구에는 1,500~1,700℃의 고온 고압축된 공기가 마하 5 정도의 속도로 들어온다. 이 공기는 연소실에서 분사되는 수소연료나 탄화수소연료를 자연적으로 점화시킨다.

이렇게 발생한 배기가스가 좁은 연소실에서 다시 넓은 엔진 후반부로 가면서 팽창한다. 그 결과 스크램제트 엔진은 기존 대형 여객기에 쓰이는 터보제트 엔진의 100배 정도의 추력을 발생시키게 되는 것이다.

개발 중인 SR-72/사진=록히드마틴 홈페이지 캡처

개발 중인 SR-72/사진=록히드마틴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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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록히드마틴은 에어로제트 로켓다인 등 관련 업체들과 제휴해 3단계 하이브리드 엔진 개발에 주력해왔다.

제트엔진과 스크램 엔진을 결합한 '결합순환추진체계'(Combined Cycle Propulsion System)는 터보제트 엔진을 통해 마하 3에 이르면 램제트 엔진이 마하 5까지 가속하고 다시 스크램제트 엔진이 가동하는 구조다.

또 극초음속 상태에서는 동체 표면 온도가 2000℃까지 올라 탄소, 세라믹, 금속 등을 혼합한 고강도 내화성 복합소재로 동체를 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SR-71도 이런 점을 고려해 조금 느슨하게 결합한 바 있다. 그래서 지상으로 귀환했을 경우 연료가 새어 나오곤 했다.

◆가장 빠른 배는 위그선

SR-71 블랙버드가 가장 빠른 비행기라면 가장 빠른 배는 위그선이다. 선체가 수면 1~5m 위를 비행하는 항공선박인 위그선은 시속 200~600km 속도를 자랑한다.

수면 위를 떠다니는 탓에 '하늘을 나는 배'로 불린다. 1960년대 소련이 군사 목적으로 개발한 위그선은 소형부터 대형까지 시리즈로 제작됐다.

특히 냉전 시대 '카스피해의 괴물'이라고 불렸던 위그선 '에크라노플랜'은 당시 소련의 약점이었던 수송력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됐다.

전체 길이 73m, 높이 19m, 폭 44m의 거대한 몸체를 가졌지만, 시속 500km라는 엄청난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여기에 수송 가능 무게는 137t에 이르렀고, 6기의 대함미사일까지 탑재할 수 있었다. 뛰어난 성능을 가졌지만, 실전에서는 잘 쓰이지 않았다.

위그선 '에크라노플랜'/사진=유튜브 캡처

위그선 '에크라노플랜'/사진=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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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활동해야 하는 수송선이 악천후에 취약했기 때문이다. 악천후로 해수면이 흔들리면 이 거대한 에크라노플랜은 중심을 잡지 못했고, 배의 선체로 구성된 선박용 합금의 내구성도 금방 약해졌다. 결국, 소련은 120대 생산을 계획했지만, 4기를 끝으로 생산을 중단했다.

위그선 기술은 1993년 러시아와의 기술 교류 사업을 통해 우리나라에도 들어왔다. 이후 2002년에 한국해양연구원이 벤처기업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4인승 레저용 위그선 개발에 성공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내년 7월께부터 아론비행선박산업에서 개발한 M-80 위그선이 울릉도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운행이 시작되면 울릉도에서 포항까지 3시간 이상 소요되던 시간이 1시간10분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가장 빠른 자동차는 부가티 베이런 슈퍼 스포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양산 자동차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차는 '부가티 베이런 슈퍼 스포츠'다. 가장 빠른 이 자동차는 2010년 시속 432.91km를 기록하며 세계 신기록을 수립했다.

부가티 베이런 슈퍼 스포츠/사진=부가티 제공

부가티 베이런 슈퍼 스포츠/사진=부가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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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형 16기통 8.0리터 엔진에 쿼드터보가 힘을 보태 무려 1200마력의 성능을 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제로백은 2.9초다.

그러나 이에 도전할 자동차가 등장했다. 바로 미국 튜닝업체 헤네시가 만든 베놈 F5다. 헤네시가 베놈 F5의 파워트레인 정보를 미공개해 성능을 알 수 없지만, 앞서 생산한 베놈 GT의 경우 7.0리터 V8엔진에 트윈 터보가 탑재돼 1244마력의 출력과 제로백 2.7초를 기록한 바 있다.

헤네시 베놈GT/사진=온라인커뮤니티

헤네시 베놈GT/사진=온라인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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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베놈 GT는 2014년 미국 플로리다 주에 위치한 미 항공우주국(NASA)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시속 435.31km의 최고속도를 기록하며 부가티 베이런 슈퍼 스포츠를 넘어 가장 빠른 양산 자동차 기록을 수립한 바 있다.

하지만 해당 기록은 기네스 등재 과정에서 규정을 충족하지 못해 비공식 기록으로 남았다. 기울기가 없는 도로에서 서로 반대 방향으로 2회 주행해 평균기록을 산출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헤네시는 NASA가 단 한 차례의 주행만 허락한 탓에 베놈 GT를 한쪽으로만 1회밖에 시험 주행하지 못했다. 따라서 현재 기네스에 등재된 세계기록은 부가티 베이런 슈퍼 스포츠가 가지고 있다.

<관련기사>
[불붙은 속도전쟁]①세계 최고속도의 기차는 누가 만들까
[불붙은 속도전쟁]②지구에서 가장 빠른 물체는 무엇일까
[불붙은 속도전쟁]③상상 초월, 마하 18만 우주선





아시아경제 티잼 윤재길 기자 mufrook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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