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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은 알고있다]①전자레인지에 휴대폰 넣고 돌리면 기록 다 지워질까?

최종수정 2017.08.22 13:25 기사입력 2017.08.22 11:30

(사진=SK하이닉스 블로그)

지난 21일 열린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공판 도중 판사가 직접 압수 수색영장을 발부하면서 "핸드폰을 전자레인지에 돌리기 전에 확보해야한다"는 말을 했던 것으로 보도됐다. 보통 피의자들의 증거인멸 방법으로 흔히 등장하는 '휴대폰 전자레인지에 돌리기'가 재판장에서 판사가 직접 이야기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이 방법의 효용성을 두고 다시금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공판에서 법원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공판 도중 우 전 수석 측 증인으로 나온 윤모 전 문화체육관광부 과장에 대해 압수 수색 영장을 발부했다. 재판장인 이영훈 부장판사는 "앞서 출석한 증인들과 윤씨의 증언이 굉장히 많이 다르다"며 윤씨의 집과 사무실, 휴대전화 등을 압수 수색하라는 영장을 발부했다.

이어 이 부장판사는 "윤씨가 민정수석실 관계자와 나눈 통화 내역, 문자메시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 확인하지 않으면 윤씨가 휴대전화를 전자레인지에 (넣어) 돌리거나 폐기할 우려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자레인지에 5분 정도 넣고 돌린 휴대폰. 약간의 외관 손상은 발생해도 본체가 심하게 부서지거나 본체 기록이 손상될 정도로 파괴되진 않는다(사진= 유튜브 동영상 캡쳐)

사실 휴대전화를 전자레인지에 돌린다는 것은 증거인멸에 흔히 쓰이는 방식 중 하나로 알려져있다. 지난 1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서울 자택에서 검찰이 압수한 증거인멸 관련 문서에도 '휴대폰은 전자레인지에 돌려 물리적으로 복원이 불가능하도록 하는 방법이 안전하다'는 내용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속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휴대폰을 전자레인지에 잠시 돌린다고 휴대폰에 포함된 기록이 모두 사라지지는 않는다. 아주 오랫동안 전자레인지를 돌려 휴대폰이 전자레인지 내에서 폭발해 큰 화재가 이어져서 아예 불타버리면 모르겠으나 잠시 몇 분 돌린다고 휴대폰 기록이 지워지지는 않는다.
휴대폰을 보통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수 초 내에 스파크가 일어나면서 상태 불능이 되기는 한다. 그러나 이정도 손상은 쉽게 고칠 수 있으며 휴대폰 내부의 유심(USIM)칩과 같은 메모리 카드는 전자레인지에서 아무리 돌려도 잠시 뜨거워질 뿐, 별다른 손상을 입지 않는다. 아예 휴대폰 째로 불 속에 집어넣어서 태우거나 복구가 아예 불가능하게 가루로 만들지 않는 이상 대부분 기록을 복구할 수 있다.

또한 아무리 철저히 휴대폰을 파괴했다고 해도 통화내역과 문자내역 등 주요 휴대폰 메시지들은 통신업체에서 가진 기록을 통해 알아낼 수 있다. 통화내역이나 문자내역은 통신비밀보호법과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이용자 본인의 동의를 얻어야 볼 수 있지만 국정원, 검찰, 경찰, 기무사 등 정보 및 수사기관들은 범죄수사와 실종자 수색 등 목적에 한해 법원의 허가를 받아 통신사에 요청해 열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문자나 카톡메시지의 경우에는 기록으로 남길 것을 염려해 민감한 내용은 전화 통화로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통화내역은 보통 1년간 통신사 서버에 보관된다. 이 경우, 통화내역과 문자내역 등은 서버에 발신자 쪽 기록이 남게 되며 수신자 내용은 수신자의 통화에만 남게 된다. 적어도 통신의 세계에서는 완벽한 비밀이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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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티잼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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