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대입을 둘러싼 이 같은 논란과 혼란은 머지않아 끝날 것이다. 초ㆍ중ㆍ고 학생 수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기관의 통계 발표를 토대로 전문가들은 오는 2027년 고3 학생 수는 현재보다 25% 감소하고, 2030년에는 전국적으로 입시생 25만명이 사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학력인구 급감으로 인해 고교졸업생 40만명이 모두 대학을 진학할 경우 2023~2024년에는 대학입학정원이 현재 56만 명에서 최소 16만 명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5년 우리나라의 대학진학률은 70.8%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고등학생이 대학정원보다 적어지는 학령인구 감소시대에서 지금과 같은 대학입시 논쟁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굳이 명문대학 진학만을 위해 경쟁하기보다는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살릴 수 있는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훨씬 더 의미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수능의 역할과 함께 미래 교육을 위해 우리교육이 어떻게 바뀌어야 할 지 근본적인 고민과 함께 답을 구해야 할 시기이다.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고교졸업 후 대학 진학 외에 딱히 다른 진로가 없다는 것이다. 일부 학교를 제외하고 모두가 대학진학을 위해 달리고 있으며, 매년 수십조원의 사교육을 쏟아 붓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4차 산업혁명과 창의, 융합을 기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따라서 적어도 고등학교 때부터는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 적은 학생 수로 대한민국의 산업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경제를 보다 활력 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개인의 소질과 관심분야를 접목시켜 양질의 인재로 키워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교육체제를 유지할 경우 대학입학의 관심과 열기는 쉽게 가라앉기 힘들다.
이를 위해서는 중학교의 진로교육이 지금보다 대폭 강화돼야 한다. 무턱대고 진로나 직업을 골라 갈수는 없는 만큼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일찍부터 발견할 수 있도록 학교교육이 적극 도와주어야 한다. 또 하나는 직업계열 졸업자에 대한 차별을 없애야 한다.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능력에 따라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임금차별금지법과 같은 제도적 장치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 수능 시안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우리교육의 미래를 위한 근본적 논의가 더 시급한 오늘이다.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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