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테러 핵심용의자 사살…"신은 위대하다" 외쳐

사살된 바르셀로나 차량 테러 용의자 유네스 아부야쿱. (사진=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스페인 경찰이 추적 중이던 바르셀로나 차량 폭탄 테러 주범 가운데 1명을 사살했다고 21일(현지시간) 현지 언론과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스페인 수사당국 관계자들은 이날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7일 바르셀로나 구도심 람블라스 거리와 카탈루냐 광장이 연결된 지점에서 발생한 테러 당시 직접 차량을 운전해 행인들에게 돌진한 유네스 아부야쿱(22)을 총격 사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바르셀로나 서쪽으로 약 40㎞가량 떨어진 도시 수비라츠에서 가짜 폭발물 벨트를 착용하고 있던 그를 발견해 사살했다. 아부야쿱은 경찰의 총격을 받으며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친 것으로 전해졌다.

바르셀로나 테러 이후 며칠째 종적을 감췄던 그는 이 지역으로 숨어들었다 주유소 직원에게 발각됐고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을 때는 포도원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경찰은 스페인 연쇄테러 이후 달아난 용의자들을 체포하기 위해 수비라츠 인근 지역에 대한 경계와 검문검색을 강화해 둔 상태였다.

경찰은 아부야쿱을 총격한 후 로봇을 투입해 그가 착용하고 있던 폭발물 벨트가 가짜라고 결론내린 후 신원을 확인했다.

바르셀로나 테러 용의자 유네스 아부야쿱이 사살된 현장. (사진=EPA연합뉴스)

아부야쿱은 지난 17일 람블라스 거리에서 2t짜리 흰색 승합차를 몰아 보행자들을 들이받았고 이 테러로 최소 13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스페인 경찰은 이후 달아난 아부야쿱을 검거하기 위해 대대적인 수사를 벌여왔다. 특히 그가 프랑스 등으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프랑스 경찰과 공조수사를 벌이는 한편 국경 지역에 검문소를 설치하는 등 체포에 총력을 기울였다.

모로코 출신으로 스페인에 거주해온 아부야쿱은 도주 중 차를 훔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시민 1명을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써 바르셀로나와 인근 해안도시 캄브릴스에서 발생한 연쇄 차량공격 테러로 인한 희생자는 총 15명으로 늘었다.

스페인 경찰은 이번 연쇄테러에 가담한 조직원 12명 가운데 8명이 사망했고 4명은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아부야쿱과 함께 경찰의 추적을 받던 이슬람 성직자 압델바키 에스 사티는 지난 16일 알카나르 주택 폭발사고 당시 사망한 것 추정되고 있다. 그는 테러를 일으킨 10대와 20대 청년들에게 극단주의 사상을 주입해 배후조종한 혐의를 받았다.

경찰은 폭발 현장에서 발견된 시신들에 대한 정밀 감식 작업을 벌이는 중이다.

당국은 알카나르 주택에서 가스통 120여개와 다량의 폭발 물질을 발견, 이들이 대규모의 차량 폭탄 테러를 기획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