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주일은 '에그포비아(계란의 공포)'의 시간이었다. 지난 14일 일부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 이름도 생소한 피프로닐과 비펜트린이란 살충제다. 이튿날인 15일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를 공식 발표했다. 곧바로 전국 모든 양계농장의 계란 출하가 중단됐다. 대형 마트에서는 계란 판매를 멈췄다. 이후 플루페녹수론, 에톡사졸, 피리다벤 등의 살충제를 사용한 사실도 추가로 밝혀졌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질문은 고대 철학자들에게 풀리지 않는 숙제였다. 생명과 세상이 어떻게 시작됐는가라는 의문이자, 인과관계에서 선후를 따지기 어려운 딜레마를 의미한다. 많은 사회현상과 여러 관계는 이 같은 딜레마에 빠져 있다. 뫼비우스의 띠도 마찬가지다. 돌고 돌아도 제 자리다. 사회적 문제들도 한 두 정책으로 풀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책을 내놓아도 몇 년 지나면 도루묵이다.
살충제 계란 파동을 불러온 연결고리는 단순하다. 더 많은 계란을 생산하기 위한 일부 농장주와 살충제 판매업자의 욕심,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은 공무원이 그 중심에 있다. '농피아(농식품부+마피아)', '수의사마피아(수의사+마피아)' 등의 자기 밥그릇 챙기기와 유착 논란은 구제역, 조류독감(AI) 사태가 터졌을 때부터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조영주 경제부 차장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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