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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정이 만난 사람]"대치동 신화 깨려면 대입 단순화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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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발품 팔아 '대한민국 학군지도' 펴낸 심정섭 더나음연구소 소장

[서소정이 만난 사람]"대치동 신화 깨려면 대입 단순화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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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대학입시를 단순화·투명화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입니다."

최근 자사고폐지·수능절대평가·고교평준화 등 새 정부가 추진중인 교육개혁에 대한 찬반이 뜨거운 가운데 심정섭 더나음연구소 소장(44ㆍ사진)은 위기에 처한 교육을 살릴 방법에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심 소장은 수시전형으로 줄을 세우고, 입시제도가 복잡하면 할수록 감춰진 정보가 새로운 비즈니스가 되기 때문에 또 다른 사교육 시장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심 소장의 주장이 남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그의 이력 때문이다. 서울대에서 동양사학을 전공한 그는 대한민국 사교육 1번가 강남 대치동에서 20년 동안 강사로 활약하며 사교육 현장의 수혜를 직접적으로 입었다. 다년간 재외국민 특례입시 지도를 맡았고, 편입학원에서 편입생 지도에 나섰던 그는 어느날 공교육에 이어 사교육도 무너져가고 있음을 목도했다.

심 소장은 "10여년전부터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집중을 전혀 하지 못해 강의식 수업이 도저히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면서 "부모들은 학생의 교육을 학원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학원에 쩔어있는' 아이들은 스마트폰과 게임 등 각종 디지털 기기에 매몰돼 겉돌았다"고 말했다. 그는 '돈을 쓰고도 아이를 망치는 강남 교육의 허상'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대치동에 진입한 10~15%는 성공하기도 하지만, 그가 본 상당수 학생들은 들러리에 불과한 경우가 많았다는 것.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그는 '질문이 있는 식탁 유대인 교육의 비밀'이라는 책을 펴내며 가정교육과 독서토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도 잠시. 교육상담을 위해 그를 찾아오는 학부모들의 마지막 질문은 "그래서 강남으로 이사 가야할까요? 어디 학교로 진학해야 할까요?"로 귀결됐다.
이런 현실이 안타까웠던 그는 올해 6월 지난 2년동안 전국 곳곳을 누비며 수집한 학군 정보와 학부모 상담 사례를 집대성해 '대한민국 학군지도'를 펴냈다. 이 책에는 서울, 경기, 인천, 지방에 위치한 각 중고등학교의 특성과 진학률, 주변 아파트 시세까지 백과사전식으로 담겨있다. 그러나 이 책은 교육을 위해 서민들이 무리해서 강남갈 필요가 없다고 조언한다. "노후준비 없이 사교육에만 올인하는 세태는 막아보고 싶다"는 심 소장은 "아이 미래와 부모 노후를 생각할 때 교육을 잘 시키고 집값도 떨어지지 않을 대안을 찾기 위한 교육ㆍ부동산 입문서"라고 소개했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더욱 중요한 것은 지식보다 지혜"라는 그는 "앞으로 10년 후에는 인간관계를 맺는 능력이 인재의 자질이자 성공의 척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식과 정보를 빨리 더 많이 아는 것은 인공지능(AI)이 할 수 있지만, 바른 인성을 갖고 타인과 교감하면서 관계를 맺는 것은 기계가 대신해 줄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가정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위아래 수직적 교감이 없고 또래교감만 있는 수평적 문화에서는 제대로 된 소통이 될 수 없다"는 그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하는 독서토론은 소통의 수단이자 창의력을 기를 수 있는 효과적인 교육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몇해전 입시전문 강사시절 보유하던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특례전문 스카이학원의 지분 2억원 가량을 모두 처분했다. 앞으로는 아파트 단지별로 부모독서 모임을 꾸리고 몸과 마음, 머리가 균형을 이룰 수 있는 교육방법을 소개하는 게 목표다. 심 소장은 "교육이 바뀌기 위해서는 부모부터 바뀌어야 한다"면서 "부모 스스로 대치동 신화에 매몰되지 않고 신념 있는 교육을 시킬 내공을 길러야 한다"고 주문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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